"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문제 배제하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킬러 문항'을 출제하는 것과 관련해 "약자인 아이들을 갖고 장난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이같이 말하고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면서 해당 문제들을 배제할 것을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5.16 photo@newspim.com |
'킬러 문항'은 수능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교육 교과과정 밖에서 출제되는 초고난도 문제를 의미한다. 킬러 문항이 변별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사교육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같은 행태를 언급하며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교육이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점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성장기에는 사교육 부담이 교육 문제에 그친 반면 저성장기에는 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과도화돼 출산을 피하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향후 입시에 있어 공정성을 중점에 두겠다는 의중이 담겨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킬러 문항을 출제하는 교육 당국과 사교육 업계 간의 이권 카르텔을 지적한 만큼 장기적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한편 당정은 이날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에 논란이 돼 온 공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시험에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나, 이는 학생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며 "공정 수능 평가가 되도록 출제진이 성실한 노력을 경조하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모든 가능한 지원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공정한 수능은 결코 물수능(쉬운 수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리 아이들이 학원으로 가지 않도록 공정한 수능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저는 이런 수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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