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4번째 이자 11년만에 나온 '27명 셧아웃'
올 평균자책 5.10 부진...극적인 반전 드라마 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24번째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뉴욕 양키스 도밍고 헤르만(31)이다.
헤르만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뽑아내며 안타와 볼넷을 단 1개도 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99개의 공을 투구해 이중 72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평균 시속 148.8㎞의 빠른 볼 30개, 그보다 많은 커브 51개, 체인지업 17개, 싱커 1개 등 4개 구종을 섞어 던졌다. 양키스는 11-0으로 이겼다.
29일(한국시간)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퍼펙트를 기록한 헤르만. [사진 = 양키스 SNS] |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 게임이 나온 건 11년 만이다. 2012년 8월 16일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9이닝 27명의 타자를 모두 잡았다. 양키스 구단으로는 헤르만이 24년 만의 역대 4번째 퍼펙트. 양키스는 1956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퍼펙트 경기를 완성한 돈 라슨에 이어 데이비드 웰스(1998년), 데이비드 콘(1999년), 헤르만 4명의 퍼펙트게임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양키스에서만 7년째 뛰는 헤르만은 통산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40을 올렸다. 2019년 18승(4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시즌 최다승을 거두었다. 여자 친구 폭행으로 81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고 2020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이후 2021년 4승(5패), 2022년 2승(5패)에 머물렀다. 지난달엔 공에 이물질을 발랐다가 심판에게 적발돼 10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성적도 4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더욱이 지난 17일 보스턴전에서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23일 시애틀전에서는 3.1이닝 10실점 8자책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6일 만에 드라마틱한 반전의 역투로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29일(한국시간)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퍼펙트를 기록한 헤르만이 동료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 양키스 SNS] |
야구에서 가장 달성하기 힘든 기록 중 하나인 퍼펙트는 의외의 선수가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2년의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필립 험버. 프로야구 경력에서 쓸 만하거나 주전급 성적을 낸 적이 없다가 2011년 잠시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더니 2012년 4월 뜬금없이 퍼펙트를 달성했다. 험버에게 소위 '긁히는 날'이었던 것. 이후 2012시즌에 102이닝 동안 92자책점을 내주는 형편없는 성적으로 방출됐다.
퍼펙트는 투수 혼자 미친듯이 잘 던진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묘기에 가까운 호수비가 몇개 동반되어야 한다. 수비실책으로 1루를 밟는 선수가 안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히트 노런은 투수 기록이지만 퍼펙트 게임은 팀 기록이기도 하다. 헤르만 역시 이날 호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5회 1루수 앤서니 리조는 세스 브라운의 1루 선상 쪽 총알 타구를 역동작으로 걷어내 헤르만에게 토스해 잡았냈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를 달성한 선수는 24명에 불과하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단 16명. 한국프로야구(KBO)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