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법률의견서 자료 제출 요구
"비밀 유지해야…법적의무위반 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권영준 신임 대법관 후보자(53·사법연수원 25기)가 11일 로펌에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고액의 보수를 받은 것과 관련해 "어려운 분들도 많은데 (고액의) 소득을 올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권 후보자에게 "교수 연봉이 1억 2~3000만원 되는데, 연봉의 3배 가까운 수익을 매년 올렸다"며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 이상하거나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고 물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3.07.11 leehs@newspim.com |
이어 "한 두 건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재판에 기여하는건 인정하겠는데, 너무 많은 건수와 수익을 올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좀 아니다라고 생각 못하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사실 세후 소득액을 따지면 연봉보다 많지 않지만, 그런 액수를 떠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 후보자는 로펌에 법률의견서를 써준 관련 사건이나 보수를 받았던 로펌이 대리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회피 하도록 돼 있다"며 "제가 해야할 몫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2년 내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다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로펌으로부터 받은 보수의 규모가 일반적 범위라고 답한 경위를 묻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질문에는 "보수액에 대해 송구스럽고 겸허하다"면서도 "그 취지는 보수액이 여러가지 법률 규모의 비용과 사건의 복잡성, 난해성, 국내외 전문가들이 받는 보수들을 고려해서 결정한거라 일반적 범위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은 권 후보자에게 로펌 법률의견서 등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권 후보자는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법률의견서 자체를 제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로펌에서 보수를 받은 의견서가 어떤 의견서인지 내용을 알아야 대가 수령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정확히 확인 가능하다"며 "로펌 7곳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비밀 유지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위원회 차원에서 이를 즉시 제출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권 후보자는 " 해당 의견서가 저만의 정보가 아니라 오히려 로펌의 정보이자 로펌의 산물로 볼 여지 있어 조심스럽다"며 "대법관 후보자로서 법적의무위반 논란에 휩싸이면 또 다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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