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지난 11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의원으로 김정호 의원을 선출했다.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국민의힘 로고. [사진=뉴스핌 DB] |
김정호 의원은 대표의원 당선 소감에서 "1년 동안 의원들 간 여러가지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지만 모두 함께 힘을 모으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78명 의원 모두 참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의원은 "제가 대표의원이 되면 상임위원장들 모두 사임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항간의 소문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저는 모든 의원님들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다. 하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의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표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니었다."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의원 임기 1년으로 새 대표의원을 선출했지만 김 대표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말한 모든 의원님들과 소통하겠다는 말과 반대로 그동안 자신을 지지했던 초선의원들에게 중책을 맡겨 코미디가 따로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경기도의원은 "조선시대도 아니고 '공신록'을 작성해 주요 보직에 앉힌 김정호 대표의원의 표리부동한 행동에 '코미디 쇼'도 아니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다른 경기도의원은 "김정호 대표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1년 동안 소송 등 전 대표단을 저격하는 데 함께한 정상화추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대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그리고 대표단 수석부대표에 포진시키면서 그들의 지분에 대해 만족할 만큼 주었다"라고 꼬집었다.
한 보수 정치인은 "일반 협회에서도 신임 회장을 선출할 때 서로 다음 조직도에 대해 의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정호 대표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말한 소통이 아니라 불통으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분란만 조장하고 있다"며 "특히 중요 특별위원회 자리에 소송 중인 원고 의원들을 포함한 것은 누가 봐도 공신록이 작성된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의원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의 원고는 김정호 대표의원을 지지하는 정상화추진위원회 소속 경기도의원 3명이다. 또한 피고 3명은 국민의힘 중앙당 김기현 대표와 경기도당 송석준 위원장 그리고 곽미숙 전 대표의원이다.
이 소송은 피고 3명이 동의하지 않으면 끝까지 본안 소송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상화추진위원회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결국 법적 판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것 또한 정상은 아니다.
정상화추진위원회가 결국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정상화 시키지 못하고 분란만 지속시키고 있다. 정말 코미디를 하고 있는 건가.
현시점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초선의 코미디는 아직 끝나지 않아 보인다.
복수의 언론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초선 63명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앞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의장 선거 실패 책임을 두고 1년 가까이 갈등을 빚어왔다. 의원 동수에도 불구하고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곽 의원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주도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대한 효력 여부를 두고 법정 분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코미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의원 동수에서 국민의힘 의장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의장 후보보다 연장자이기 때문에 의장투표에서 동수가 나왔다면 국민의힘에서 의장직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의총 결과를 어기고 국민의힘 의장 후보를 뽑지 않은 것이다.
곽미숙 전 대표의원에게 책임을 묻기 전 이탈표가 누구인지 의총 결과를 거부한 의원들이 누구인지 밝혀야 함에도 곽 전 대표의원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운 것부터 코미디의 시작이다.
이후 법적 소송에서 곽 대표의원의 직무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이겼다고 좋아했지만 결국 법원은 직무가처분 인용문에서 '대표의원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전제로 내세웠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호 의원을 지지하는 정상화추진위원회는 '대표의원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피고를 중앙당 대표와 경기도당 위원장 등 3명을 포함시킬 수 밖에 없었다. 초선 도의원들이 중앙당과 경기도당을 저격하는 웃픈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어 정상화추진위원회는 김정호 직무대행을 대표로 선출하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의원총회 소집허가' 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4월 이를 기각했다.
정상화추진위원회에서는 도의회 조례와 법원 등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자 중앙당과 경기도당 등을 통해 당헌당규를 바꾸고 경기도당 주관 의원총회를 열어 결국 김정호 직무대행을 신임 대표의원으로 선출했다.
1년 동안 벌어진 코미디 같은 일들의 종점은 역시 명분이 아니었다. 목적을 달성하자 재선 삼선의원들과 소통도 없이 공신들에게 주요 보직이라는 상이 내려졌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 낸 제11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행태는 지난 10대 당시 4년 공백이 너무 컸던 건 아닐까 하는 자조 섞인 말들도 나오고 있다.
한 원로 정치인은 "국민의힘 정상화추진위원회가 내세운 곽 전 대표의원의 의장 선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라는 명분이 맞다면 공신들은 주요 보직에서 빠지고 78명 의원들과 소통하며 적절한 조직편성을 다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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