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9차 협상서 갈등...노조, "지금까지 협의안 백지화" 선언
지노위 신청 가능성..."대전시, 중재않고 방치...직무유기" 지적
[대전=뉴스핌] 김수진·오종원 기자 = 아슬아슬하게 이어오던 대전 시내버스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노동조합이 유급휴일을 우선 요구안으로 내세웠지만 사측도 절대불가 입장이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유급(대체)휴일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버스 파업(쟁의) 수순을 비롯한 단체행동으로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 시내버스 노사가 지난 26일 제9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유급(대체)휴일을 두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사진은 대전시청 앞 시내버스 운행 모습. 2023.07.28 jongwon3454@newspim.com |
28일 <뉴스핌> 취재 결과, 대전시내버스노동조합과 사용자인 대전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 5월 임단협 인사말을 시작해 지난 26일 제9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유급(대체)휴일을 두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강대강 대치국면으로 임금·단체협상에서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안의 핵심내용은 임금인상, 정년연장, 유급휴일 확대이다.
지난 4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이들 노사에 주1회 이상 본교섭·실무교섭 진행을 권고하면서 지난 5월부터 노사는 협상을 진행해왔다. 3개월 간 노사는 9번의 교섭을 진행하며 임금인상률 3.5% 인상과 유급휴일 확대 협상 타결안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 26일 유급(대체)휴일제 도입안을 놓고 노사가 대치하며 그간 힘들게 쌓아온 협상들이 모두 백지화됐다. 다시 원점에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비협조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박천홍 한국노총 노조위원장은 "당초 노조 측은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위해 임금인상률 9.1%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전국 평균 임금인상률인 3.5% 안을 받아들였다"며 "노조가 이토록 양보했음에도 사측은 오히려 '싫으면 말라'는 식으로 협상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급(대체)휴일제 도입에서 노사간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박천홍 위원장은 "우리가 대체휴일제 도입 필요성을 요구하자 사측은 '올해엔 4일만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했지만 그래도 3년 후엔 대체휴일 도입이 완성되니 받아들이는 쪽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사측 위원장이 갑자기 회의 막바지에 '오늘 협의 없던 일로 하자'고 회의장을 나가더라, 노조가 원하는 걸 쉽게 주지 않겠다고 괜한 배짱을 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27일 오후 내부 회의를 통해 사측이 요구한 차기 교섭날짜인 8월 21일이 아닌 다음달 2일에 진행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문으로 사측에 보냈다.
또 9차까지 협의해온 협상안을 모두 '백지화'하고 다시 당초 노조 단체교섭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 관계자는 "임금인상률부터 정년연장, 유급휴일 확대 등 당초 안을 재 요구하겠다"며 "만약 다음달 2일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쟁의) 신청을 하겠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박천홍 위원장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사 발전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사측은 오히려 노조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의 뜻을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대전시내버스가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준공영제로 운영됨에도 시는 관심도 없다.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대전시를 질타했다.
그는 "준공영제도 아닌 울산시의 경우 노사 임단협에 시 관계자뿐만 아니라 구청장까지 들어와 어떻게든 중재하려 노력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8월 11~17일까지 7일간 진행되는 '대전 0시 축제' 기간 효율적인 버스 운행을 위해 노조 측은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인 0시 축제 기간에 대전시는 100만명 모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nn041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