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서 현지어 연설
90세 넘은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간담회 개최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유럽 4개국을 순방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외교장관과의 회담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현지어로 긴 연설을 소화해 현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하칸 피단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어로 "저와 한국 대표단을 튀르키예로 초청하여 환대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로서 8년 만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방문하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각) 하칸 피단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어로 연설한 장면이 현지 방송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2023.7.31 [사진=하베르 글로벌/외교부 유튜브 캡처] |
그는 "대한민국과 튀르키예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며 튀르키예어로 연설을 이어 나갔다.
이날 연설은 평소 튀르키예어를 전혀 하지 못하던 박 장관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특별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에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박 장관은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대에서 중국어도 전공했다.
튀르키예 방송 하베르 글로벌(Harber Global)은 당일 뉴스에서 "공동기자회견에서 크게 주목할 점이 있었다"며 "바로 한국 외교장관이 긴 분량으로 튀르키예어로 연설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박 장관이 6·25 전쟁에 참전했던 고령의 튀르키예인들과 대면 간담회를 갖는 등 '혈맹 외교' 행보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외교장관회담 관련꼭지를 통해 집중조명했다.
박 장관은 피단 외교장관과의 한·튀르키예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 100년 전 튀르키예 공화국을 수립한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 영묘에 헌화하고 앙카라 한국공원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을 방문한 후 참전 용사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한국전쟁 4대 참전국으로 2만여 명의 군인을 파병한 혈맹이자 형제국가 튀르키예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며 헌화하고, 90세가 넘은 튀르키예 참전용사들을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튀르키예 참전용사들은 "놀랍게 발전된 한국을 보면 우리가 흘린 피와 땀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며 "지난 2월 대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참전용사 가족들의 주택을 한국측에서 새로 지어주고 있는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하베르 글로벌 방송은 피단 장관이 "세계적으로 봤을 때 외교장관이 다른 나라를 방문해 그 국가의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감사드리는것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박 장관의 행보에 의의를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