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 전력 없이 작은 크기 제작 가능
가시화 센서로 수소폭발 사고 예방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가스의 폭발 사고를 사전에 감지해 색상으로 알리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상온‧상압‧고습의 실제 환경에서 수소 가스가 누출된 지점을 색상 변화를 통해 쉽고 빠르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스 감응형 변색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과기연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유신 박사팀과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과 유용상 교수팀이 공동연구 끝에 이같은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수소 감응형 변색 센서 구조 모식도(왼쪽), 센서 소재와 구조에 변화를 주어 수소 흡수 시 다양한 색상을 가지도록 제작한 꽃무늬(오른쪽)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2023.08.02 biggerthanseoul@newspim.com |
팔라듐은 수소 흡수 특성이 우수해 수소 감지 센서 소재로 이용된다. 기존 센서는 수소를 흡수한 팔라듐의 전기적, 화학적 특성 변화를 정량적으로 검지하는 방식인 데 반해, 과기연-고려대 공동연구팀은 대기 중에 항상 존재하는 산소와 누출된 수소의 자발적인 촉매 반응, 이에 수반되는 물 생성 현상을 이용했다.
다만 팔라듐 표면에 흡착된 수소와 산소의 촉매 반응으로 생성된 물 분자는 바로 증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관측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수소와 산소만 선택적으로 투과할 수 있는 고분자 박막의 위아래를 팔라듐 박막으로 감싸는 금속-고분자-금속 적층형 센서 구조를 개발해 박막 위에 나노미터 두께의 물 층이 형성되도록 했다. 이렇게 형성된 물 층은 센서의 빛 공명과 반사에 영향을 줘 육안으로 관찰되는 색상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반대로 수소 가스 누출이 없다면 물이 서서히 증발해 처음 색상으로 돌아온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염료 없이도 나노구조의 규격을 조절해 원하는 색상을 쉽고,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유리, 플라스틱 등 투명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모 전력 없이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어 수소 플랜트, 자동차 연료전지 시스템 등 좁고 복잡한 수소 배관이 지나가는 곳 어디든지 쉽게 부착해 적용할 수 있다.
수소 가스를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배출하는 고분자 박막을 활용했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동작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용상 고려대 교수는 "가시화 센서가 보급되면 수소 폭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수소 플랜트나 연료전지 가스 연결부를 제작하는 기업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분야 최상위 세계적 학술지 '포토닉스(PhotoniX)'에 지난달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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