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가 중단된다.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 13일 보도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전날 밤께 선전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자사 회사채 11종 거래가 14일부터 중단되며, 거래 재개 시일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래가 중단되는 채권은 2021~2022년 발행된 위안화 표시 회사채 6종을 포함한 9종과 비구이위안 계열사 광둥텅웨건설(廣東騰越)의 회사채 1종, 비구이위안 사모채권 1종이며, 이들 채권 규모는 160억 위안(2조 9310억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 정지 처분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가 불거진 뒤 나왔다. 비구이위안은 앞서 7일 만기 도래한 각 5억 달러(약 6590억원) 규모의 달러채 2개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달러화 채권은 이자 지급 예정일로부터 30일 간 유예기간을 갖지만 이 기간 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는 것이다.
1992년 설립된 비구이위안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 기업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61억 위안(약 1조 11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2007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15년 만에 첫 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매출은 4304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450억~550억 위안(약 8조 2084억~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구이위안은 공시를 통해 밝혔다.
비구이위안이 무너질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크리스티 헝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가는 "비구이위안이 헝다(恆大·에버그란데)보다 4배나 많은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며 "이 회사의 디폴트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더 큰 파장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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