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8일 합병 진행…제약 합병은 순차적으로
美서 베그젤마·유플라이마·램시마SC 힘줄듯
내부거래 없어져 실적 부풀리기 의혹 불식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단계적 합병에 첫발을 내디딘다. 올해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를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를 이룬 후, 셀트리온제약의 역량까지 합쳐 신약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지속돼 왔던 실적 부풀리기 의혹도 없어질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셀트리온그룹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한 합병이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연내 종료한 후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와 케미칼 간의 시너지를 강화해 ADC, 펩타이드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올 매출 2.3조 기대되는 셀트케어…합병으로 시너지 기대
이번 합병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배경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선전이 있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 4월 베그젤마가, 지난달 유플라이마가 출시된 만큼 바이오시밀러의 공격적 확장이 중요한 시점이다.
셀트리온 합병 온라인 간담회 캡쳐 |
해외 매출 역시 성장세를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반기 매출액 1조 294억원을 달성하며 상반기 매출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복귀한 이후로 전세계를 다니면서 미국 캐나다 직판법인 지휘중인데, 올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예상 매출액은 한화로 2조3000억원 근처일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972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미국 공보험 시장에서 점차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서 회장은 "이번주부터 의사들에게서 처방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달 초에)미국 전체 시장 11%에 달하는 페이어와 계약했고 이번주 안에 5% 정도 쉐어 갖고 있는 페이어와의 협상이 종료될 거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합병 결단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게 셀트리온그룹의 판단이다. 더욱이 오는 10월까지는 미국에서 '램시마SC'를 신약으로 허가받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 파이프라인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시점에 놓인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대규모 투자기반을 확보하게 될 경우 효과는 확실하다. 서 회장은 "2024년 목표를 조심스럽게 3조5000억원으로, 2024년 EBITDA율은 40%로 추정하고 있다"며 "2025년과 2026년에는 EBITDA율은 더 증가할 거라고 본다. 2024년 대비 최소 30% 이상씩은 증가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적 부풀리기 의혹도 불식…신약 회사 도약·주주가치 제고 힘써
특히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지속된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룹에서는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생산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유통 및 판매를 맡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기면서 이를 회계상 매출로 잡고, 셀트리온헬스케어에는 그대로 재고자산이 쌓여왔다. 일각에서는 재고자산의 가치하락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못하고 가치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 합병 온라인 간담회 캡쳐 |
하지만 이번에 합병 법인이 생기면서 내부 거래는 생략된다. 합병 전에는 제품을 생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였지만, 이후에는 바로 제품을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그룹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약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DC, mRNA 플랫폼, 이중항체 신약뿐 아니라 신규 모달리티를 발굴해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내년부터는 자체 개발 신약 임상을 개시하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신약 플랫폼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입장도 꾸준히 견지하고 있다. 서 회장은 간담회에서 "현금배당은 (주주들에게) 경쟁력 있게 돌려줄 것"이라며 "이익의 30퍼센트까지 현금배당으로 확대시키기로 하겠다"고 말했다.
2사 합병과 승계가 관련있냐는 질문에 서 회장은 "주주들이 원했고, 많은 투자자들이 우리에게 권유했기 때문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내 이해관계 때문에 합병 추진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오는 10월 23일 합병 주주총회를 연 후 12월 28일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주 상장은 내년 1월 12일 이뤄진다. 합병 주주총회에는 현재 주주이면서 오는 9월 1일까지 주주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에 참석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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