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파업 투표 진행하는 현대차, 가결 유력
현대重은 잠정합의안 부결...추가 교섭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하면서 파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조선업계의 현대중공업 노조도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올 가을 중후장대 업종에 동시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 조합원 4만300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 노조가 23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쟁의(파업) 발생 결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사진=현대자동차 노동조합] |
이번 파업 투표는 최초로 모바일로 진행된다. 노조는 앞서 모의 투표를 진행해 모바일 투표 방식을 점검한 바 있다. 모바일 투표인만큼 투표 시간이 종료되면 곧바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결과 파업이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이래 부결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도 신청한 상태다. 이날 파업안이 가결되고 오는 28일 중노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다만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교섭 타결을 해왔는데 2021년, 2022년 모두 파업안을 가결시키고도 실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실제 현대차 노사는 내주에 실무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전기차 부문 퍼스트 무버로 흑자모델을 구축했으며 영업이익률도 상당히 높다"며 "지속성을 갖고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노사 관계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기아, 지엠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 모두 교섭에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중공업] |
조선업계도 HD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노사가 올해 교섭을 마무리한 것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16일 이후 총 22차례의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노조는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 6438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지급 ▲격려금 350만원 지급 ▲휴양시설 운영 특별예산 20억원 확보 등이 담겼다.
하지만 투표 참여자 5967명 중 68.7%인 4104명이 반대하며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임금협상 타결이 현대중공업의 잠정합의안 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호봉승급분 포함) ▲근속수당 구간별 5000원 인상 ▲자기개발비 매월 환산 3시간 인상 지급 ▲격려금 300만원 인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자기개발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기본급이 16만원 수준으로 인상된 것으로 현대중공업의 잠정합의안 부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중공업 노조 내부적으로 기본급 14만원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노조차 최초 요구했던 임금 인상안은 18만4900원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최선을 다해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돼 매우 안타깝다. 교섭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향후 노사협의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새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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