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증가세, 급격히 둔화…금융시스템 정비"
"모든 현장경찰에게 저위험 권총 보급"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2024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히 전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3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그 결과 치솟기만 하던 국가채무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됐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방만 재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윤석열 정부에선 경체 체질을 시장 중심, 민간 주도로 바꿔 민간이 더 활발하게 투자하고 지출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민간투자를 저해하는 킬러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금융시스템을 정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내년도 총지출은 656조9000억원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증가한 수준"이라며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정치 보조금 예산,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히 삭감해 총 23조원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지출에서 법정의무 지출, 경직성 경비와 필수 지출을 제외한 정부의 재량 지출 약 120조 원의 20%에 가까운 과감한 구조조정"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약자복지의 실현, 국방, 법치 등 국가의 본질 기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라는3대 핵심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취임 후 우리 사회의 어려운 분들을 찾아뵙고, 전통 제조업인 뿌리 산업부터 반도체,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산업 현장까지 두루 다니며 경청한 사항들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매표 예산을 배격해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과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라며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생계급여의 지급액을 내년에 21만3000원 인상했다. 이는 지난 정부 5년 동안 인상 규모의 합계인 19만6000원을 단번에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완화하여 3만9000가구가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라며 "어르신 일자리를 기존보다 14만7000개 늘어난 103만 개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6년 만에 수당도 7%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에 참여하면서 기초연금을 받으시는 어르신은 월 96만8000원을 받게 되어 보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애 정도가 극심한 2300여명의 발달 장애인에게는 1대 1 전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24시간 개별 돔봄 전국 확대 ▲한부모 가족 3만2000명 양육비 추가 지원 ▲다문화 가정 '교육, 취업 등 사회적 격차 완화'로 지원 방식 전환 ▲결혼이민자 위한 취업 지원 서비스 확대 ▲자립준비 청년 수단 50만원으로 인상 ▲기초 차상위 가구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청년우대 교통카드 K-Pass 도입 ▲청년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 연 3회 50% 감면 ▲소상공인에 저리 융자, 냉난방기·고용보험료 80% 지원 등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찰 조직을 치안 중심으로 구조 개편하고 예산 배정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고, 101개 기동대에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하겠다"라며 "상황별 대응 제압 훈련, VR장비 등 모의 훈련시스템을 도입하여, 긴박한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치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732억 원을 추가 투입할 것"이라며 "마음 돌봄이 시급한 분들이 쉽고 편리하게정신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중증 정신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집중 치료와 사례관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가 홍수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는데 6조3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보 해체에만 집중하고 하천 준설과 정비에는 소홀하여 홍수 피해가 더욱 가중됐다"며 "저수지의 준설을 7개에서 77개로 대폭 확대하여 강수 저장능력을 강화하고, 범람 위험을 줄이겠다. 또 전국 하천에 홍수 조기 경보망을 확대하여 홍수예보 시점을 당초 홍수 발생 3시간 전에서 6시간 전으로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군 예산과 관련해 "초급간부의 노후 숙소 4만2000개를 전부 개선해 '녹물 관사 제로화'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장교와 부사관의 복무장려금을 2022년 각각 600만 원, 500만 원에서 내년에는 1200만 원과 1000만 원으로 2배 인상하여, 강한 군대를 위한 인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도 병 봉급을 35만 원을 추가 지급하여 2025년까지 '병 봉급 200만원'을 달성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더위와 추위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얼음정수기 1만5000개와 플리스형 스웨터를 전 장병에게 보급할 것"이라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