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국립창극단(유은선 예술감독)이 추석 연휴, 관객들이 사랑한 전통 판소리 기반의 창극 '심청가'로 돌아온다.
국립창극단은 18일 '심청가'의 연습실 공개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특별히 추석 연휴에 이 작품을 선보이게 된 계기와 소감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엔 유은선 예술감독과 손진책 연출, 도창 김금미, 민은경, 이소연, 유태평양과 창극단 단원들이 참석해 장면 시연을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심청가' 연습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3.09.18 jyyang@newspim.com |
◆ 유은선 예술감독 "추석에 우리 전통 판소리 기반 '심청가' 올리고 싶었다"
이날 유은선 예술감독은 "멋진 계절에 심청가라는 멋진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4월에 부임해서 5월 '베니스의 상인들'을 성공리에 마쳤고 계획된 공연들 중에 '심청가'는 사실 없었다. 이전에 김성녀 감독님이 창극의 외연들을 확장해주셨고 손진책 감독님과 마지막으로 '심청가'를 해주셨던 것이 의미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했던 작품들을 많이 해왔고 추석 연휴에 전통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 '베니스의 상인들' 같은 화려한 볼 거리보다는 소리의 본질을 만날 수 있는 품격있는 무대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유은선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2023.09.18 jyyang@newspim.com |
손진책 연출가는 "'심청가'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다. 김성녀 예술감독이 창극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고 그간의 다양한 시도의 성과가 많아서 '심청가'의 정통성을 살리고 싶었다. 창극은 역사가 긴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일천하고 끊임없이 발전한 장르다. 창극을 서구적인 연극에 판소리만 입힌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100% 우리 연극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극적으로 들어지든 어떻든 판소리 '심청가'의 좋은 소리는 빠뜨리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극본을 짰다. 가장 중요한 건 소리의 멋이라서 소리의 맛이 있는 부분은 다 골라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민은경·이소연·유태평양·김준수, 어김없이 창극단 스타들 출동
'심청가'에는 도창으로 참여하는 김금미를 필두로 '정년이' 주연을 맡았던 이소연, '베니스의 상인들'의 민은경, 유태평양, 김준수 등이 총출동한다. 서양의 고전이나 인기 웹툰 스토리도 창극으로 풀어내며 젊은 층의 유입을 주도했던 창극단의 대표 얼굴들이 이번 '심청가'의 흥행도 주도할 예정이다.
극중 어린 심청 역의 민은경은 "4년 만에 '심청가'를 올리는데 창극이기도 하지만 심청가가 완창의 축소판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소리의 원형을 그대로 가져가고 판소리 사설을 대사로 가져왔다. 오리지널이 갖고 있는 판소리의 멋을 들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왼쪽부터) 국립창극단 이소연, 민은경 단원, 손진책 연출, 유은선 예술감독, 김금미 소리꾼, 유태평양 단원 [사진=국립극장] 2023.09.18 jyyang@newspim.com |
황후 심청 역의 이소연은 "오랜만에 창극단에서 정통, 전통기반의 창극을 하게 돼서 소리꾼으로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라 기쁘다"면서 "배우로서는 같은 작품, 좋아하는 작품 중에서도 또 좋아하는 역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쌓아온 경험들을 깊이 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 뜻깊다. 소리든 연기든 더 깊이있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심청가'에서 도창을 맡는 김금미 소리꾼은 "소리 5바탕 중에 창극으로 이어지는 무대에서 도창이라는 캐릭터는 역사성이 있다. 굉장한 무게감이 있는 역할인데 지금껏 도창 역을 맡아 하신 명창 선생님들이 다 인간문화재 선생님들이시고 득음의 경지를 오르신 분들이었다. 이제는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면서 웃었다.
20대 나이부터 심봉사 역을 해왔던 유태평양은 "어린 나이에 심봉사를 하기 시작해서 심봉사 님께는 조금 죄송하지만 최대한 캐릭터를 잘 살려서 이번 작품 다시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면서 "이번에는 정말 무엇보다도 제가 30대가 된 후에 처음 맡는 거라 20대 소리에서 벗어나서 30대의 깊은 소리를 멋있게 들려드리겠단 각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심청가'의 손진책 연출 [사진=국립극장] 2023.09.18 jyyang@newspim.com |
손진책 연출은 "'심청가'가 판소리로서도 외국에서도 많이 인정받은 상태지만 판소리 자체의 힘이 엄청나서 그것을 더 확대하는 식으로 만들려 했다"면서 "일본에는 가부키가 있고 중국엔 경극이 있는데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분명히 있다 우리는 판소리라고 말해왔다. 창자와 고수의 관계에서 혼자하는 소리이지만 완전한 공연 형태의 극이라고 볼 수 있다. 판소리가 갖고 있는 파워, 잠재된 힘 그 맛을 가장 확대시키는 방법이 뭔가 해서 합창을 많이 넣어 만들었다. 혼자 하는 부분도 같이 불러서 감정을 증폭하게끔 사용했다"고 '심청가'의 특징을 설명했다.
또 오페라 '투란도트'의 연출로도 참여 중인 그는 "장르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관객과의 소통 그 자체인 공연 장르의 큰 특징을 얘기했다.
손 연출은 "전통 연극을 현대적으로 조화하는 것이 평생의 작업이라고 생각해왔다. 공연은 소통이다 어떻게 관객과 연기자가 잘 만날 것인가의 문제다. 연출하는 사람으로서 배우의 에너지와 관객의 에너지가 부딪히는 것을 보는 것이 연극을 만드는 재미이고 예술의 목적은 다 소통이다. 장르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 연극 자체가 소리 춤 연기가 다 조화로운 것이 우리 연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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