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물가 둔화 전망…9월 물가 상승률 3.7%
중동 정세 불안·美 통화 긴축·韓 가계부채 등 부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물가 상승률 둔화를 전망하는 한국은행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9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지 않은 지난 3·6·9월을 제외하고 5회 연속(2·4·5·7·8월)으로 기준금리 3.50%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일부 위원이 최근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 흐름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까지 강한 반등세가 나타났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10월부터는 다소 완화할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8.24 photo@newspim.com |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만장일치 기준금리 3.50% 유지를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계속 밑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달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3.3%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10월부터 둔화해 연말 3% 내외로 내려온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로 수렴한다고 예상했다.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물가 지표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 ▲국내 가계부채 및 경기 부진 등이 꼽힌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도 상승할 수 있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 조짐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면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킹달러' 현상 강화로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물가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확률은 올라간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시장에 내보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여전히 매파적 동결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에서 금리 한차례 인상 가능성을 남겨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예하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최근 80달러 선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전개 상황에 따라 방향성이 바뀔 수 있는 리스크도 여전하다"며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된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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