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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 "소아과 오픈런·응급실 뺑뺑이 안해도 된다면"

기사입력 : 2023년10월17일 12:58

최종수정 : 2023년10월17일 13:52

"단골 소아과 문 닫아...모바일 접수는 마감 1분 컷"
응급실 만원은 일상...지방은 뺑뺑이 돌다 숨지기도
의사협회 반발...총파업 등 강경 대응 예고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송현도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시민들은 보다 원활한 진료를 위해 "증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9일 2025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의료 붕괴를 막고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서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17개 시도 필수 의료 취약지 발표 및 공공의료 확충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11 anob24@newspim.com

◆"단골 소아과 문 닫아...모바일 접수는 마감 1분 컷"

이와 관련,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소아과의 진료 환경이 개선된다면 증원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 중인 김모(26) 씨는 감기가 잦은 딸(생후 29개월) 때문에 매번 소아과 오픈런을 하고 있다. 김씨는 "지금 다니는 소아과에서 여름부터 모바일 접수를 시작했는데 보통 1분이면 마감이 된다"며 "매번 진료를 못 받을까봐 긴장하면서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으로 접수했을 땐 매번 퇴근하고 가다보니 다른 병원들까지 다 마감이 돼서 못 받은 적도 있다"며 "이런 상황이 나아지기만 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36) 씨는 최근에 자녀와 다니던 소아과가 문을 닫았다. 박씨는 "대기 30분은 기본인데 얼마 전 단골 소아과가 아예 없어졌다"며 "응급실도 문제다. 소아과 당직이 없으면 응급실들이 아이를 기피하더라. 2시간씩 기다리다 조치 받고 나온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으로 소아과가 늘어나면 좋겠지만 정원 100명 늘려도 1명이나 (소아과로) 올지 모르겠다. 다들 돈이 되는 과를 선택하지 않겠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응급실 만원은 일상...지방은 뺑뺑이 돌다 숨지기도

위급한 순간 응급실에서 오래 대기했거나 '뺑뺑이'를 돌았던 경험이 있는 시민들도 의료인 충원에 입을 모았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한모(29) 씨는 "복통으로 인해 1년에 한 두번씩은 응급실에 가는데 작년에는 제일 가까운 응급실이 만원이라 더 먼 곳으로 가야했다"며 "얼마 전에는 집 근처 병원이 폐원하는 바람에 10분 더 걸려서 한남동쪽 응급실로 갔는데 도착해서도 한참 기다렸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씨는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에서 환자들은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응급실은 반드시 이번 기회에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선 필수의료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강원도 삼척시에선 호흡곤란이 온 80대 남성이 3시간 가량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대구에서도 4층에서 추락한 10대 청소년이 2시간 넘게 응급실을 전전하다 치료받지 못하고 숨졌다.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 중인 양모(24) 씨도 "흉부외과 수술을 받은 뒤 응급실을 자주 가는데 한 시간 넘게 기다릴 때도 있다"며 "서울도 의사가 없어서 난리인데 지방은 더 심하다. 의료진 부족으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응급실 운영을 안 하는 지역도 있다더라"라고 토로했다.

◆의사협회 반발...총파업 등 강경 대응 예고 

반면 의사 단체들은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아울러 이날 오후 7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의대 정원 확대 부작용을 최소화할 법 정비와 재정 투입을 생략하고,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정치적 발상은 의료를 망가뜨리고 국민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의사협회와 전 회원은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증원이 확정될 시 파업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10년간 총 4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하자, 반발한 의사들이 파업과 집단 휴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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