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전체 채널 대상 각종 신조어·비속어 사용 단속
배진아 교수 "대중매체, 신조어 사용 선도는 자제"
한글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적인 언어이자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외래어와 외국어 그리고 신조어가 무차별 하게 남용되고 있습니다. 방송과 드라마, 영화, 인터넷과 SNS엔 신조어 등이 넘쳐 납니다. 이에 뉴스핌은 미디어에 쓰인 한글 오남용과 함께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하는 이유를 풀어 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TV 예능 '신조어 범람' 시대다. '먹스라이팅'(먹다+가스라이팅),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탈룰라(의도 없이 상대의 부모·가족 욕하게 된 상황)' 등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신조어가 예능 방송에서 '단골' 자막으로 쓰인다.
'신조어'는 '새로 생긴 말'로 표준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고 있어 세대 간 소통 단절과 언어 훼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정부는 전체 방송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 점검을 예고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9일 예능·오락 프로그램에서 무분별한 비속어와 신조어, 과도한 줄임말 사용을 바로잡기 위해 고강도 모니터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욕설에 근거한 신조어·줄임말이나 한글 파괴적 자막 사용, 지역, 세대, 계층, 인종, 종교 간의 차별·편견·갈등을 조장하는 방송언어 사용에 대해 강도 높게 대응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케이블방송과 종편은 물론이고 공영방송에서도 재미적 요소를 위해 표준어를 두고 신조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9월까지 부적절한 방송언어 사용으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지상파, 종편 및 케이블TV 프로그램, 홈쇼핑 방송 33건에 대해 4건의 법정제재와 29건의 행정 지도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16건의 행정지도 의결과 비교하면 두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방심위는 올해 SNS와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각종 비속어·신조어와 줄임말 등을 방송에서 자막과 출연자 발언으로 송출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제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최근 한국언론학회 제51대 회장으로 선출된 배진아 공주대학교 영상학과 교수는 "신조어는 언어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대중매체를 비롯한 미디어가 신조어 사용을 선도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배진아 교수는 "젊은이들이 쓰는 축약어, 신조어는 자연스러운 언어의 변화지만 부정적인 의미나 비하, 혐오가 담긴 표현은 생활에서도 지양해야 한다"며 "특히 방송은 대중화된 언어를 받아들이는데 집중하되 신조어 사용에 앞서나가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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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유튜브도 언어를 파괴하는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하지 않은 신조어 사용은 문제가 된다"며 "이는 작가와 제작자의 역량의 문제"라고 해석했다.
방송위원회 연구원과 MBC편성국 전문연구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을 역임한 배 교수는 한국언론학회 제61대 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10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추후 미디어 언어 실태와 관련한 세미나 및 포럼 개최 계획에 대해 배 교수는 "방송학회와 언론학회 등에서 방송언어에 관심을 갖고 세미나를 해왔다"며 "추후 언론 분야 전문가와 어학 전문가들과 방송 언어에 대한 세미나와 연구 활용, 공론화 작업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