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여전히 방탄 투쟁 기조 버리지 않겠단 말로 들려"
"여야 대표 회담에 '바지사장' 발언, 실망 금할 수 없어"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여당대표와의 만남을 무의미하다고 하는 건 정쟁을 위한 도전장이지 협치를 위한 초대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어제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대표의 첫 일성은 내각총사퇴와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내각 총사퇴는 이 대표가 단식 기간 내내 주장한 사안으로, 이를 반복하는 건 여전히 방탄 투쟁 기조를 버리지 않겠단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스핌 DB] |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 '바지사장', '시간낭비'라는 표현을 쓰며 여당 패싱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혔다"며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며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우리 당으로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이런 강경한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3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했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영수회담을 재차 촉구하며 "괜히 김 대표를 내세워 민생회담을 제안하는 그런 쇼를 멈춰주시길 바란다", "권한도 없는 바지 사장과 의미 없고 효과 없는 시간 낭비를 하는 것보다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실질적인 회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윤 원내대표는 "내각 총사퇴가 어떻게 민생을 일으킬 방안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제와 안보 상 위중한 시기에 정부 마비를 초래할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건 민생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가려는 태도가 아니고 대정부 공세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는 "정부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요구 역시 세계 경제 전문기관들이 일제히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를 우려하며 건전재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민주당의 주장을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무리 민생이 어렵다지만 현명한 국민들은 정부가 국가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준까지 빚을 내 돈을 푸는 건 바라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협치는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차이를 좁히겠다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전제돼야 하는데 어제 민주당 지도부의 분위기는 기대와 달랐다"며 "국정감사가 끝나면 예산안 처리에 들어가게 되는데 정부여당에 대한 민주당의 투쟁 일변도가 계속된다면 예산 정국에서도 대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지난 8월 미국이 정치양극화로 부채해결능력을 불신받고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국회가 여야 갈등이 크게 치달았던 한 달 전에 비해 한 걸음이라도 더 민심에 다가간 모습을 국민께 보여줄 수 있길 바라며 민주당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의 내각 총사퇴 주장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기류이기도 한데, 기대하셨던 바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는 어제 복귀하시면서 내각 총사퇴를 얘기하시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민생과 관련된 중요한 입장이 나올 거라 생각했고, 여야가 앞으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생산적으로 협치할 것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기대했다"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내각 총사퇴는 예상 밖의 발언이었고, 선거 이후 여야가 공히 민생을 위해 경쟁하고, 협치를 좀더 복원하자는 분위기가 잡혀있는 이 상황에서만큼은 (이 대표의 발언이) 아쉬웠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