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괴멸을 위해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전쟁 '두 번째 단계'인 지상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IDF)이 세 방향에서 가자지구를 침투, 31일 현재 최대 도시이자 하마스의 요새인 가자시티 인근 지역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이른 오전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북부와 남부 축에서 침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카삼 여단은 가자지구 북서부 지역에서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 두 대의 이스라엘 전차, 불도저 등을 파괴했다고 알렸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전차와 군용 차량이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배치된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0일 오전 미국의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의 가자지구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각 수십 대의 전차와 장갑차로 구성된 이스라엘 기갑여단들이 가자지구 북부 동쪽과 서쪽, 가자시티 남부의 우측 측면 총 세 방향에서 국경을 넘은 것을 확인했다.
가자시티는 220만여 명의 가자지구 주민 약 절반이 거주하는 최대 도시이자 하마스의 무기 자원이 집중된 요새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부 대피령 '최후통첩'을 내린 바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곧장 가자시티로 가지 않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병력과 전차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가자시티를 의도적으로 포위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전쟁 2단계를 선포한 지난 27일부터 가자지구 내 전화와 인터넷 통신망을 끊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지상군을 점진적으로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부터 일부 병력을 가자시티 인근 외곽에 배치하고 있었단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이런 비밀스러운 지상전 전략을 채택한 이유가 가자시티를 포위해 하마스 대원들을 고립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중동연구소의 전쟁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리그 연구원은 "일단 하마스에 이스라엘군의 다음 조치에 대해 불확실성을 갖게 한다"며 이스라엘의 통신 차단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진격을 완전히 알아채거나 대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자시티는 하마스가 지하 터널과 요새망을 파놓은 곳이다. 도시 내부에서 유혈사태 발생을 피하고 시가전을 최대한 피할 방법은 도시를 포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대한 도심 밖에서 머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단 진단이 나온다. 가자시티를 에워싼다면 안에 있던 대원들이 외곽으로 나와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즉각 시가전에 나서지 않아 국내외 비판을 잠시 피할 수 있고 동시에 북부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다른 무장 단체 대응 전략을 수립할 시간도 벌 수 있다.
국제사회가 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하마스 괴멸 의지는 굳건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전시내각 회의 후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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