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당국-지주 회장단 간담회 앞두고 지원책 고심
1000억원 규모 지원책 발표에도 '은행 때리기' 지속
간담회서 금융당국 어떤 카드 꺼내들 지 최대 관심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지주 회장들이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지만 금융당국이 이자이익 등을 거론하며 '은행권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그룹들은 간담회를 앞두고 추가 지원책을 만지작거리면서도 무엇보다 당국의 '시그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수장들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은 오는 16일 간담회를 연다. 금융권의 서민금융 지원방안 등이 논의되는 자리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상생금융 공동 대응을 위해 아이디어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은행권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취지였지만 사전 조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사전에 조율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개별 금융그룹별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상생금융 지원 규모와 방식에 대한 금융권의 고민과 혼선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31 pangbin@newspim.com |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 이후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지만 금융당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일 하나· 신한금융이 내놓은 상생금융안에 대해 "제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 공감대를 만족하는 방안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금리 쪽으로만 수익을 내니 서민 고통과 대비해 사회적 기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고 횡재세도 그 맥락"이라며 "일단 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올해 은행권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많다. 어떤 '혁신'을 했기에 올해 60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시간차를 두고 은행 이자이익 등을 비판한 것을 두고 금융권 상생금융 지원안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후 KB금융의 경우 상생금융 방안 발표를 잠정 보류했고, 우리금융은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은행권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이번 간담회에서는 금융당국이 어떤 상생금융 카드를 꺼내들 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그룹별로 내놓은 상상금융 지원안과는 별개로 은행 이자 이익의 일정 비율을 기부나 출연 형태로 내놓거나 초과 이익 환수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지도 관심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16일 간담회에서 일단 당국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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