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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도전은 없다...82세 할머니의 수능 도전 [뉴스핌 줌인]

기사입력 : 2023년11월14일 20:57

최종수정 : 2023년11월14일 20:57

- 6.25 때 거제도로 피란...돌아오니 살던 집도 불타
- 8남매 맏딸로 학교는 꿈도 못 꿨지만 이제 고3 수험생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수험생 유의사항을 읽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학교 다니기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항상 "힘이 들어야 공부지요"라고 대답하는 김정자 할머니. 일성여자중고등학교 3학년 1반 김정자 할머니는 올해로 82세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이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이선재 교장에게 합격 기원 떡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수능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96명의 만학도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시험 합격 기원 떡 전달식이 진행됐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가난과 남녀차별 등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80대 여성 만학도들이 중·고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 인정 평생학교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수험생 유의사항을 읽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떡 전달식 맨 앞에 앉은 김정자 할머니는 행여 수험장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수험생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고 선생님들의 안내에도 귀를 기울였다. 6년 동안 단 한 번도 결석, 지각, 조퇴를 하지 않은 김 할머니는 항상 남들보다 일찍 등교하며 성실히 학교에 다녔다. 미국에 있는 손주들과 영어로 통화를 하겠다는 꿈 때문이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교직원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김 할머니는 "공항에 갔을 때 영어와 한글을 몰라 딸이 들어가는 출입구를 못 찾았다"며 "내가 무식해서 이렇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원망스럽고 엄청 미웠다"고 말했다. 그 때부터 배움에 목말랐지만 배울 곳을 찾지 못하고 세월만 흘러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7년 허리가 아파 병원에 들렀다 오는 길에 우연히 주부학교를 홍보하는 부채를 주워 학교를 찾아갔고 2018년 3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평생 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던 할머니는 이제 한자능력검정시험 7급도 따고 알파벳도 다 외웠다. 이제 남은 것은 수능뿐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김정자 할머니를 비롯한 만학도 수험생들이 후배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김정자 할머니(앞줄 왼쪽 두번째)가 이선재 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맨 먼저 떡을 받은 김정자 할머니는 '엄마도 대학 간다', '엄마의 꿈을 응원해', '여보 등록금 준비해' 등의 팻말을 든 후배들의 응원가를 들으며 밝은 얼굴로 화답하며 학교를 나섰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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