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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같은 유리조각의 작가 로니 혼, 맑은 수채화연작으로 작품전

기사입력 : 2023년11월16일 15:15

최종수정 : 2023년11월16일 15:29

국제갤러리, K3에서 로니 혼의 'Frick and Fracks'전
대상이 왜, 어떻게 멀어지고 가까와지는지 '다양한 관계맺기'를 고찰한 연작.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번에는 유리조각이 아니고 맑고 미묘한 수채화 연작이다. 마치 아이슬랜드의 빙하를 보는 듯한 유리조각으로 잘 알려진 미국 아티스트 로니 혼(Roni Horn b.1955)이 서울 국제갤러리 K3 공간에서 지난 6년간 제작한 수채화 연작을 선보인다. 11월 16일 개막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열리는 작품전에 작가는 '프릭 앤 프랙스'(Frick and Fracks) 연작 15점을 출품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로니 혼 'Frick and Fracks'(디테일), 2018~2022. 종이에 과슈 수채화물감. 38.1x28.6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Ron Amstutz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3.11.16 art29@newspim.com

"내게 하는 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그리는 사람이라 하겠다. 드로잉이 내 주된 활동이고, 양식이 무엇이든 매체가 무엇이든 내 모든 작품의 공통분모가 드로잉이다." 이 말은 로니 혼이 뉴욕 MoMA의 회화및 조각 부문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파울로 헤르켄호프에게 보낸 편지 중 한 귀절이다.

로니 혼의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갖는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지난 전시가 있었던 2018년부터 2023년 사이에 제작한 '프릭 앤 프랙스' 수채화 연작을 내걸었다. 드로잉은 로니 혼이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로니 혼은 작가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매체가 바로 드로잉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로니 혼 'Frick and Fracks'. 2018-2022 Gouache, and/or watercolor on Arches paper 8 units, each 38.1x27.9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Ron Amstutz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3.11.16 art29@newspim.com

이번에 소개하는 '프릭 앤 프랙스' 연작에서 작가는 쌍을 이루는 것, 반복해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작업들은 각각 38.1x28.6cm 크기의 수채화  8점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전체를 이룬다.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드로잉들이 어우러져 비로소 한 점의 작품이 되는 셈이다. 이는 '관계성'에 대한 작가의 꾸준하면서도 세밀한 관찰을 드러낸다. 작가는 그간 사진에서 회화,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관계성을 탐구해왔다.

15점의 '프릭 앤 프랙스'는 이렇듯 8장의 과슈및 수채화 드로잉으로 구성된다. 로니 혼은 드로잉을 반복적으로 이어가면서 비슷한 형태를 연달아 그려냈다.

작가의 여타 드로잉 작업과 달리, 이번 연작에는 명시적인 언어가 표출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속담이나 은어를 적극 차용하는 작가만의 방식은 '프릭 앤 프랙스'에서도 엿보인다. '프릭 앤 프랙'은 스위스의 코미디 아이스 스케이팅 듀오의 예명에서 비롯됐다. 1930년대에 처음 결성된 베르너 그뢰블리와 한스 마우흐 듀오는 50년 가까이 파트너로 일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1930년대 후반 미국으로 이주해 아이스쇼 투어 등을 하며 스타덤에 오름에 따라 그들의 예명인 '프릭 앤 프랙'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리키는 은어가 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로니 혼 'Frick and Fracks'(디테일) 2018~2022. 종이에 과슈, 수채화물감. each 38.1x27.9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Ron Amstutz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3.11.16 art29@newspim.com

'프릭 앤 프랙스'를 이루는 각각의 화면에는 하나의 추상도형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운율적이기도 하고, 단세포 생물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기하학적 이미지들을 작가는 리드미컬하게 병치시켰다. 이같은 병치는 인덱스 내지는 기호학적 체계로 다가온다. 이로써 이 도형들은 아주 천천히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언어와 해석을 투영해 작품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게끔 이끈다.

각 도형을 비교하고 음미하는 과정에서 감상자들은 각 종이에 유영하는 기호 또는 형상들간의 변주와 관계성을 의식하게 된다. 그리곤 어느새 비슷한 도형을 찾아 짝을 지어주면서 기억력 게임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프릭 앤 프랙스'는 너와 나, 대상과 대상간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관찰을 이어가며 무엇이, 어떻게, 왜, 가까워지고 멀어지는지, 다양한 관계맺기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로니 혼은 뉴욕에서 태어나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학사,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산탄데르 보틴센터(2023), 타이베이 윈싱아트플레이스(2023), 바젤 바이엘러재단(2020, 2016), 휴스턴 메닐컬렉션의 드로잉인스티튜트(2019), 포토맥 글렌스톤미술관(2017),  바르셀로나 호안미로재단(2014), 함부르크 쿤스트할레(2011),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2004), 파리 퐁피두센터(2003), 뉴욕 디아예술재단(2001) 등 세계 주요미술관과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는 중국 포산시에 위치한 허미술관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서울 리움미술관, 뉴욕 MoMA,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바젤 현대미술관, 파리 피노컬렉션 등 유수의 뮤지엄에 영구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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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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