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연이어 막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 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은 '여성 비하'라는 비판을 받으며 "대체 무슨 생각으로"라는 의문까지 자아냈다.
당 내부에서도 탄식이 쏟아졌다. 지도부 의원은 기자와 만나 최 전 의원 막말에 대해 "SNS에 나도 입장을 한번 정리해 올릴까 하다 참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고개를 떨구며 한숨까지 내쉬었다.
윤채영 정치부 기자 |
본인이 막말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책임에서 자유롭진 않다. 그동안 안이했던 정서가 민주당 밑바탕에 깔려 있었고, 누구도 채찍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5개월을 앞둬서인지 민주당은 비교적 빠른 조치를 취했다. 이재명 대표는 막말에 엄중 경고했고, 곧이어 최 전 의원은 비상 징계 조치를 받았다. 당원 자격 6개월 정지를 받으며 일단락됐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에서는 부적절한 언행을 한 후보자의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막말로 물의를 빚는 이는 내년 총선 출마에 불이익을 주겠단 취지다.
하지만 막말 리스크는 '시한폭탄' 같다. 뻔한 소리지만, 누가 어디서 어떤 말을 실수로 할지 몰라서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나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한 징계 시스템은 이미 가동 중이다.
절실한 건 '자정 작용'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내가 고인 물에 갇힌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일반적인', '국민 눈높이'. 정치권 아침 회의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다. 정치인의 생각과 행동이 일반적이어야 하고, 그 일반적인 것이 바로 국민 눈높이다. 잘 모르겠다면 여의도 밖에 나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유무형의 직간접 경험을 통해 세상 얘기를 들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그 누구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고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듣는 사람 얘기만 듣기도 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평일엔 여의도에서, 주말엔 지역에서 보내느라 정신없다"고 한다. 국회 출입 기자나 정치인을 뜻하는 일명 여의도 사람, 아니면 지역 사람만 주로 만난단 얘기다.
막말 대신 '일반적인 국민 눈높이'를 갖췄는지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매섭게 평가할 거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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