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경찰·교원 채용 예정
"충원 규모, 처우는 미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도입으로 사회지도층 자녀의 학교폭력 발생 시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은 그간 교사가 담당했던 학교폭력 업무를 대신하는 자리로 내년 3월 1일부터 각 교육지원청에 배치될 예정이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SPO)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7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 역할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2.07 leemario@newspim.com |
주요 내용은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을 새롭게 도입하고 학교전담경찰관을 늘리는 것이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은 새로 신설되는 자리로 내년 3월 1일부터 위촉직으로 교육지원청에 배치된다. 조사관은 학교폭력 업무 경험, 생활지도 담당, 수사·조사 경력 등이 있는 퇴직 경찰과 교원이 맡는다. 지금까지 교사가 해왔던 학교폭력 조사, 보고 등의 역할을 한다. 조사관 1명당 평균적으로 한 달에 2건 정도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022년 발생한 학교폭력 건수에 따라 전체 약 2700명 규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원이 채용되면 각 지원청마다 약 15명이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 발생 시 학부모들의 부당한 관여가 사실 큰 문제"라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학폭 사건에 자기 자녀를 보호하거나 학교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런 부분에 자유로울 수 있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2700여명을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교사가 학폭 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본연의 교육활동에 지장을 많이 받았다는 여론에 시행하게 됐다"며 "전문조사관 자질은 시행 초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교육과 연수, 각종 인센티브 강화 등 가급적 오래 근무하게 해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연수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 기존 교사가 (학폭 담당 업무를) 하던 것 보다 학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관의 처우나, 당장 3월 1일 채용될 구체적인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시도교육청과 교육부 예산이 투입되는 부분으로 구체적인 건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월 1일 2700명이 다 모집되지 않더라도 제도 시행 이후 모집인원을 금방 채울 수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2년 발생한 학교폭력) 6만 2000건이 3월에 다 발생한 건 아니지 않냐"며 "충분히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위촉직 형태로 고용되는 조사관은 민간인 신분인 관계로 책무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질의에는 학교폭력 예방법 시행령에 조사관 자격 요건 등을 기재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권한과 책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
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는 학교장 자체 해결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요건이 충족되고 피해 학생 측 동의가 있다면 학교 내부에서 사안을 종결할 수 있다. 이후 학교는 피·가해 학생 간의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만약 요건이 충족되지 않거나 피해 학생 측이 학교 내부 종결을 원하지 않는다면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제로센터(가칭) '학교폭력 사례 회의'를 통해 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한 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직접 심의를 요청한다.
교육부는 조사관이 사안 조사를 전담하게 돼 학교와 교사는 피해자 긴급조치, 피해 학생 면담 및 지원, 피‧가해 학생 간 관계 개선 및 회복 등 피해자 보호와 교육적 조치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학교전담경찰관도 105명이 더 늘려 총 1127명이 된다. 현재 정원의 10%가량을 증원하는 것으로 경찰관 1명이 10개 학교를 맡는다. 기존에는 학교전담경찰관 1명당 12.7개 학교를 담당했다.
학교전담경찰관은 관내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정보를 조사관에 공유하는 역할을 새롭게 한다. 그간에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 가해 학생 선도, 피해 학생 보호 역할을 해 왔다.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의 경우 업무 부담 정도와 운영 성과 정도를 파악해 향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자녀 학교폭력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논란을 불렀다. 이 중 이 전 위원장은 하나고에 재학중인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자 당시 친분이 있었던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을 통해 외압을 행사해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전 국가수사본부장과 김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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