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노조 결성 요구 수용하면 빅 3 수준 인상 요구"
2024년 공장 완공 후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 가능
"임금 110달러 수준되면 국내 생산 후 수출이 유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발 비용 인상 위기에 처해 주목된다.
UAW는 최근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과 혼다 인디애나주 공장, 폭스바겐의 테네시주 공장에서 경영진의 노조 결성 방해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상 첫 빅3 자동차 업체 동시 파업을 진행했던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UAW는 현대차에 대해서는 업무 외 시간에 업무 공간이 아닌 곳에서 경영진이 불법적으로 노조 홍보물을 압수 및 폐기하거나 반입을 금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현대 자동차 제조 앨라배마주 팀원들은 법적 권리에 따라 노조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2005년 우리 공장이 문을 연 이래로 있었던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 신고서 제출은 무노조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한 UAW의 노조 결성을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UAW는 최근 빅 3 동시 파업의 결과 3사 모두에서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협상안을 이끌어낸 것에 이어 노조가 없는 테슬라, 토요타, 현대차 등 13개 제조사의 공장을 대상으로 노조 결성 추진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빅 3는 UAW의 파업으로 인해 4년간 25%, 언론에 따르면 복리후생까지 합쳐 30% 이상의 비용이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25%의 임금 인상을 약속했지만, 지속적으로 노조 결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이같은 노조 결성 압박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사진= 현대차그룹] |
전문가들은 UAW의 노조 압박을 수용하면 이후 미국 빅 3에 준하는 임금 수준으로의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미국 완성차 업체 빅 3의 임금 수준은 약 시간당 86달러 수준이며, 테슬라는 시간당 46달러, 현대차와 기아는 시간당 50~60달러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인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동안 렌트 및 리스를 이용한 상업용 차량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우회로를 이용해 오히려 미국에서의 전기차 판매를 늘려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4년 말 조지아공장을 완공하면서 상용차 뿐 아니라 개인용 차에도 1대 당 7500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노동 변수로 인한 비용 상승이 미국 공장 신설의 이점을 모두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임금이 시간당 100~110달러 수준으로 오를 수 있는데 이러면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서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과 차이가 없다. 현대차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라며 "대규모 자동화 라인을 깔면서 인력을 최소화하는 스마트팩토리의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강경한 노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과제인데 임금 수준이 높고 전문성 및 생산성은 높지 않아 공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라며 "미국의 법적인 문제를 잘 고려해서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