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선민 후사' 해야"
"불체포특권 어기면 즉시 출당 등 강력 조치"
비서실장에는 김형동 의원 임명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승리를 위해 뭐든지 다 할 것이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라고 밝혔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서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한 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전국위원 재적 824명 중 65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627명, 반대 23명으로 가결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2.26 pangbin@newspim.com |
수락 연설에서 한 위원장은 "첫날이니 저를 이 자리에 불러내 주신 국민의힘 동료 여러분께 제가 어떤 생각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을 할지 말하겠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눈앞에 닥친 명분은 선명하다"라며 "용기 내기로 결심해야 한다. 저는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비대위원장은 "정치인은 국민의 공복이지 국민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선민 후사'해야 한다. 분명히 다짐하자. '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이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부터 '선민 후사'를 실천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와 동료 시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선의만 있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되도록 많이 모일 때 비로소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그래서 국민의 삶이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정당"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국민께서 선택하실 수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공직을 방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께 제시하겠다. 우선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시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달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총선용 악법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당에서,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오는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고, 많은 분이 모일수록 강해진다"며 "취임하게 되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을 진영과 상관없이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특정한 인물을 정해서 만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지적에는 "대통령과 여당, 여당과 대통령, 여당과 정부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라며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올 부분이 아니라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하는 게 옳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여당이 있기 때문에 정책 설명을 잘할 수 있고, 여당이 사랑받아야 대통령이 힘을 갖게 된다"라며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는 등 사극에서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경북 안동시 예천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대표적 'TK' 초선 의원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 입장 발표 직후 김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장을 발표한 후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과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3.12.26 pangb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