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MRO 규모, 2028년 83조원 예상
HD현대중공업, 필리핀 군수지원센터 중심 추진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산하 별도 조직 구성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특수선을 생산하는 조선사들이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그동안 특수선을 수출하면서 이와 관련된 유지 및 보수계약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MRO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수선 자체도 조선사 내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양사의 MRO 사업 규모나 현황은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잇따른 충돌로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방산이 호황을 맞았고, 이에 따라 특수선을 생산하는 양사는 MRO 사업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는 전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와 관련해 2023년 약 75조원 수준에서 2028년 83조원까지 연평균 2%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D현대중공업도 2024년 특수선 수주액을 지난해 추정 실적보다 615% 높인 9억8800만 달러(1조3050억원)로 잡았다. 특수선 수주 목표를 높인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인도 예정인 초계함, 원해경비함에 대한 MRO 공급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인도한 호위함 2척에 대한 MRO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내 군수지원센터를 지난 2022년 구축해 함정 유지/보수용 부품 보관 및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이지스함 5척, KDX-II 구축함 3척, 호위함 12척, 초계함 6척, 잠수함 9척, 경비·구난함 31척, 지원함 7척, 수출함 14척 등 총 102척의 함정을 건조했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필리핀 호위함 2척을 인도했고, 필리핀에 3200톤급 초계함 2척과 2400톤급 원해경비함 6척도 건조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 때 단순히 특수선 수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의 군수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관련된 MRO 사업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2023.12.22 dedanhi@newspim.com |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특수선사업부 산하에 특수선MRO사업TFT라는 별도의 조직을 꾸려 MRO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MRO 사업은 특장점을 갖는 잠수함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한화오션의 MRO사업은 수출한 잠수함 및 특수선에 대한 MRO를 진행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에서는 한화오션 외 회사에서 건조한 잠수함 및 특수선도 창정비를 하는 방식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1년 실제 자사가 건조하지 않은 인도네시아 잠수함을 분해 후 리뉴얼한 경험도 있다. 이를 살려 본격적인 MRO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화오션은 독일 방산업체인 가블러 사와 잠수함 양강 마스트 분야 유지·보수·정비 사업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기술협약도 체결했다.
양강 마스트는 잠수함 상부 구조물에 설치되는 장비로 잠망경, 레이더, 통신기 마스트 등이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양강 마스트 기술과 관련된 면허 범위를 더 확대한다.
한화오션 이용욱 특수선사업부장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장보고-III 잠수함은 높은 국산화율로 안정적인 국내 기자재 공급망이 구축돼 언제든 각 국가별 사업에 맞는 영업이 가능하다"며 "이번 가블러사 기술협약을 기점으로 MRO 역량을 강화하고, 한화오션만의 초격차 방산 경쟁력으로 K-방산 수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