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감원장, 증권업계와 간담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증시 저평가 해소 목적...2월 중 세부내용 발표
증시 수요기반 확충 위한 금투세 폐지·ISA 세제지원 강화
부동산 PF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 신뢰 회복 당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빌딩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과 증권업계의 신뢰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24 leemario@newspim.com |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 자산형성의 사다리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그동안 일반주주 이익 보호, 국제적 정합성 제고,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등 3가지 방향의 제도개선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을 일관성 있게 견지함과 동시에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강화 등이다.
나아가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PBR·ROE 등)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주요내용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 ▲상장사들에게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 있다. 금융위는 세부 내용을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거래소를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장사들도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증권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과 국민 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 증권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이는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으로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증권사 및 유관기관은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고 있고, 기대와 함께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하였다. 또한 일부 증권사는 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불공정거래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 방침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우리 자본시장을 '장기적인 자산형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업계의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부회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종합금융투자사 대표와 DB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모건스탠리, 제이피모간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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