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정부 "주최측 지원 삭감 등 조처"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리오넬 메시의 '노쇼'에 홍콩이 분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매체에 따르면 4일(한국시간)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서 메시는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벤치에만 머물렀다. 메시는 동료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연신 다리를 주물렀다고 전했다.
메시의 경기를 직접 보려 운집한 4만여 명의 관중은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메시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운동장에 나서지 않자 팬들은 "환불" "사기" "메시는 어디에"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해당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아시아는 메시를 내세워 이번 경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티켓 가격은 880홍콩달러(약 16만원)에서 최대 4880홍콩달러(약 84만원)에 달했다.
[홍콩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메시가 4일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2.4 psoq1337@newspim.com |
인터 마이애미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우루과이 출신 선수 루이스 수아레스마저 무릎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자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기를 참관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메시의 출전을 확신했다"며 "홍콩 정부는 경기 당일 아침에도 메시가 주장으로서 경기를 뛸 것이라 얘기 들었고 관리들이 경기 직전 출전 명단에 메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을 때조차 어떠한 계획 변경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도 유감을 표시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주최 쪽인 태틀러아시아에 경기 운영 보조금 1500만 홍콩달러(약 25억6천만원)와 경기장 사용 보조금 100만 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시의 결장 및 주최 쪽의 조처에 대해 정부와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메시가 출전하지 않음에 따라 태틀러아시아에 대한 지원금을 삭감할 가능성을 포함해 계약 내용을 검토해 책임을 물겠다"고도 했다.
홍콩 더스탠더드는 소식통을 인용 "주최 측과 인터 마이애미 간 계약에는 메시가 부상하지 않는 한 이번 경기에서 최소 45분을 뛰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홍콩 관중들이 4일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서 메시의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2024.2.4 psoq1337@newspim.com |
이와 관련해 주최측 태틀러아시아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도 메시와 수아레즈의 출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경기 직전까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은 경기 뒤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메시와 수아레스의 불출전으로 팬들이 느꼈을 큰 실망을 이해한다. 용서를 구한다"며 "의료진의 결정에 따른 일이었다. 이들을 경기장에 내보냈더라면 우리는 그들의 신체적인 건강을 위험에 빠뜨려야 했을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