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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초 물가 여전히 '끈적'…"6월 전 피벗 없다"

기사입력 : 2024년02월14일 00:28

최종수정 : 2024년02월14일 00:28

1월 CPI 전년 대비 3.1% 상승…2%대 진입 실패
6월 혹은 하반기 금리 인하 개시 기대 강해져
美 국채 금리 속등, 주식 약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연초 물가 상승세가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월 금리 인하를 포기하고 5월에는 연준의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너무 성급한 바람이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오히려 6월 혹은 하반기에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상했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3%, 전년 대비 3.1% 올랐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됐던 CPI 상승률은 3%대에 머물렀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4% 상승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3.9% 올랐다. 전년비 상승률은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지난해 12월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7% 각각 올랐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에도 주거비는 전월보다 0.6% 오르며 전체 물가 오름세에 3분의 2 이상 기여했다. 트라이벤트의 데이비드 로열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주거비는 인플레이션에 상당히 기여했고 지연돼 발표되는 경향이 있다"며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월세는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월 중 식품 물가는 0.4% 상승했다. 에너지 물가는 같은 기간 0.9% 내렸는데 여기에는 3.3% 하락한 휘발유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가격은 4.6% 하락했으며 식품은 2.6%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2.14 mj72284@newspim.com

◆ 6월 이후에나 피벗…"연준은 옳고, 시장은 틀렸다"

물가 오름세가 기대만큼 꺾이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6월 전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던 1월 고용 지표와 함께 이날 1월 물가 지표는 아직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추가 근거만 제공했을 뿐이라는 게 금융·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35만3000건을 기록해 월가 전망치 18만 건을 2배 가까이 웃돌았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3월과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91.5%와 63.2%로 나타났다.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36.7%로 후퇴했다. 현재 시장에 나타난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7.8%다.

프린서플 애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의 2% 목표로 가는 마지막 단계는 항상 느리고 불규칙하며 좌절감을 줬다"며 "오늘 지표는 시장이나 연준이 보고 싶었던 바는 아니겠지만 과잉 반응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상승 재개가 진행 중이라는 가정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기대 폭도 줄었다.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말까지 금리 인하 기대 폭을 125bp(1bp=0.01%포인트)로 1월 CPI 발표 전 150bp에서 줄였다.

싯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월 근원 CPI는 예상보다 높았고 현시점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는 메뉴에 없다"며 "하반기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그들이 천천히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오늘 지표는 지난주 고용 지표와 함께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게 옳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들의 메시지는 적절했고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메시지는 틀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플로어에서 트레이더가 일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2.14 mj72284@newspim.com

◆ 주식·채권 동반 약세, 달러/엔 150엔 돌파

금리 인하 기대가 또다시 후퇴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증시 개장 초반인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9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9% 하락했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46%, 1.79%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0.9bp 오른 4.279%를 나타냈으며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12.6bp 급등한 4.596%를 가리켰다. 1년물 금리는 장중 5%를 터치했다가 4.976%선에서 거래 중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는 일본 엔화 대비 3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60% 오른 104.80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82% 상승한 150.57엔을 가리켰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0.58% 밀린 1.0709달러를 나타냈다.

비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올해 들어 높았던 시장의 거품을 일부 걷어내기에 쉬운 구실이 될 것"이라면서 "오늘 발표된 CPI는 예상보다 약간 높았고 우리가 직진 경로는 아니지만 하강 추세에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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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전투기 '민가 오폭' 이라니...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7일 공군 전투기 포천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오폭 사고로 민간인 중상자 2명을 포함해 2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인은 14명이고 민간인은 15명이다. 이 중 20명은 진료 후 귀가했고 9명은 현재 군과 민간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신속한 후속 조치를 위해 오는 3월 10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 전투기들이 기동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공군 창군 이래 '민가 정밀 오폭' 사상 처음 한국 공군의 KF-16 2대가 3월 6일 오전 10시 4분께 공대지 폭탄 MK-82 4발씩 모두 8발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지역에 오폭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오폭 사고를 낸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 2대는 오는 3월 10일부터 10일간 진행되는 한미 연합 전반기 자유의 방패(FS·을지 프리덤 실드) 연습에 앞서 한미 연합 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중이었다. 한미 육군·공군이 함께 실시한 이번 훈련에서 KF-16 전투기 2대는 당초 훈련 계획대로라면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 설치된 지상 표적을 정밀 타격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 공군 창군 이래 전투기가 민가 지역에 정밀 폭탄을 떨어뜨려 민간인과 군인이 다수 다치는 초대형 안전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군 당국은 이번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가 타격하는 지상의 목표를 잡는 좌표를 잘못 입력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작전 계획에 따르면 전투기 편대 2대는 4000ft(1.2㎞) 상공에서 시속 833㎞ 속력으로 비행 중에 폭탄을 투하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폭탄은 표적에서 8㎞ 벗어난 곳에 떨어졌다. 남북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불과 30㎞ 떨어진 곳에 투하됐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남북 간 대형 우발적 충돌이 터질 뻔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노곡리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임무 수행 전 좌표 2~3번 확인했어야" 한국 공군의 F-16과 KF-16 전투기를 탄 베테랑 예비역 전투기 조종사들은 "있을 수도 없고 말이 안 되는 사고"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예비역 조종사는 "조종사가 밤(bomb·폭탄)을 쏠 때 시시아이피(CCIP·무기 투하·발사 컴퓨터 계산) 투하 모드에서 쏘면 피파(조준점·조준경)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타깃에 갖다 놓고 정확히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르면 표적 안으로 폭탄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CCIP는 표적 획득을 육안으로 하며 투하 시점을 수동으로 한다"면서 "조종사들이 지상에서 미리 GPS(위치정보시스템) 정보로 좌표를 세팅해서 올라가 조작하고 CCIP 투하 방식이 제일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지상에서 조종사들이 미리 공격 대상 표적을 계산하고 좌표를 넣었는데 잘못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사전 지상 작전 브리핑 때 편대인 넘버 1(1번기)과 넘버 2(2번기)가 좌표를 확인하는데, 확인을 안 했거나 못했거나 엉뚱한 좌표를 넣었거나 이해를 못했거나 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조종사들이 지상에서 준비해 갈 때 넣는 정보가 굉장히 많다"면서 "다만 F-16과 KF-16 전투기는 정말로 컴퓨터로 전산화된 정밀하고 훌륭한 전투기"이라고 평가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넘버 1과 넘버 2가 폭탄을 갖고 떨어뜨리려 갔다면 표적에 대한 좌표를 2~3번은 확인했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노곡리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오폭 인지·수습 최대한 빨리 했어야" 비판   또 다른 베테랑 예비역 조종사는 "KF-16 전투기는 정말로 정확하고 정밀 조준점을 갖고 눈으로 보면서 폭탄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훈련 군기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정밀 폭탄을 표적이 아닌 곳에 떨어뜨리는 것은 전시에 당황해서 급하게 투하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했다. 어떤 경우에도 폭탄이 지상 표적이 있는 승진사격장 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하고 폭탄이 날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실사격 훈련 계획에 따라 미군과 연합 합동 훈련을 하면서 조종사들이 다소 압박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번기와 2번기는 편대로 한 몸처럼 움직인다. 1번기가 오폭을 하게 되면 2번기는 자동으로 오폭을 할 수밖에 없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안 된다"면서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초대형 사고가 일어났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비역 전투기 조종사들은 "말도 안 되는 '정밀 오폭' 사고"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오폭을 했는데도 오폭인지도 몰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오폭을 했으면 빨리 수습해야 하는데 공군 폭탄인지 확인해 보고서야 알았다는 것은 정말로 치명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조종사들이 1차적 책임은 있지만 공군작전사령부도 오폭을 인지했으면 최대한 빨리 수습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무슨 폭탄인지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 정말로 총체적 문제"이라면서 "서울 종로구보다 훨씬 넓은 승진사격장이고, 공군 표적이 몇 군데 있어 아무리 헷갈렸다고 해도 민가에 떨어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더군다나 KF-16 전투기는 정밀 유도를 해 주는 항공기여서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면서 "훈련 기강과 정신 상태, 시스템 모두가 총체적 부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kjw8619@newspim.com 2025-03-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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