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메타에 '3D 센싱 모듈' 공급 유력
XR 시장 선점 차원…지분투자·생산라인 확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G이노텍이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지만 애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은 LG전자와 메타 간 맺은 확장현실(XR) 동맹에서 부품 공급자 역할을 수행해 수익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 LG전자-메타 협력으로 '3D 센싱 모듈' 공급 추진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애플에 독점 공급하던 '3D 센싱 모듈'을 메타에도 공급해 수익 기반 성장에 나선다. LG전자가 메타와 XR 동맹을 맺으면서, LG이노텍은 낙수효과로 메타에 3D 센싱 모듈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메타는 최근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와 스마트글라스 등을 연이어 출시하는 등 XR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LG전자와 메타의 합작 XR 헤드셋이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에서 지난해 77.2%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LG이노텍이 애플발 매출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LG이노텍이 메타에 공급을 본격화하면 애플에 치중된 매출 비중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메타가 XR 협력을 논의하면서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가 부품을 공급하는게 유력해졌다"며 "특히 LG이노텍은 3D 센싱 모듈 기술로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의 공급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XR 시장 공략 본격화…광학솔루션사업부 존재감 '쑥'
LG이노텍은 XR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 다지기에도 한창이다. 특히 LG이노텍은 대만 렌즈 제조기업 AOE옵트로닉스와 '지분투자 및 사업협력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G이노텍은 렌즈-카메라모듈 간 설계 및 공정을 최적화해 품질을 극대화하고 원가경쟁력도 함께 높여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엔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에 2025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LG이노텍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의 모습. [사진=LG이노텍] |
LG이노텍이 XR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 XR 기기에 사용되는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을 생산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조6053억원으로, 이 가운데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이 83.9%(17조2898억원)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 가운데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비중은 40.6%였다. 이후 점차 확대되다 2017년 61.2%로 절반 이상을 넘어섰고 2018년 67.5%, 2019년 68%, 2020년 74%, 2021년 79.3%, 2022년 81.5%로 늘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