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5조원 육박한 올리브영…'상반기 상장설'도 나와
"추후 시장 상황 보며 결정할 것"…후계 문제는 '숨고르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CJ그룹 계열사인 올리브영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공정위 리스크를 해소한 데 이어 꾸준한 실적 상승을 기록해 올리브영의 올해 기업가치는 3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오른 4조~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에 '올리브영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올리브영 IPO의 경우, CJ그룹 경영 승계와 연관성이 깊어 더욱 관심이 쏠린다.
◆기업가치 5조 육박…승계와 직결된 IPO에 업계 '주목'
올리브영 대표 매장.[사진=CJ올리브영] |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매출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7971억원 수준인데, 지난 2022년 4분기에도 당해 연도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올리브영은 작년에 이어 올해 초에도 역대급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걸림돌이었던 공정위 리스크도 해소됐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납품업체 독점 강요 등 행위로 공정위에 제재를 받았지만, 결론적으로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예상보다 훨씬 줄어든 과징금 부과에 그쳤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공정위와의 전쟁에서 올리브영이 압승을 거둔 것"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 성장과 리스크 해소가 이뤄짐에 따라 올리브영이 올해 상반기에는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리브영을 경영 사례 '모범답안'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올리브영의 현재 기업가치는 5조5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CJ그룹 승계의 핵심 '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는 올리브영 지분 11.04%를 보유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상장된다면, 이 실장은 곧바로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CJ 주식 매입에 나서거나 이 회장의 CJ그룹 지분을 승계받을 때 드는 막대한 증여세를 감당할 자원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CJ] |
◆"굳이 지금?"…이선호, 당분간은 경영 성과에 집중
다만 올리브영 측은 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추후 업황과 시장 상황을 보며 진행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식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굳이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이 실장의 승계 속도가 늦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CJ그룹은 정기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실장은 별도의 보직 변경이나 승진이 없었다.
이는 이 실장이 맡은 CJ제일제당의 실적이 부진했기에 그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올해 승진이나 승계 본격화보다는 경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실장의 승계가 늦춰질 경우, IPO를 서두를 이유도 없으므로 당장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이 IPO를 단행할 것이냐에 대한 답도 명확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준비 과정에만 3개월 이상이 걸린다"며 "에이피알 등 뷰티 기업도 최근 코스피 시장에 데뷔하긴 했지만 현재로서 유통가에서 상장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