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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소진 프로젝트'공개한 김용익 "내 삶과 예술 함께 종말 맞았으면"

기사입력 : 2024년03월17일 16:16

최종수정 : 2024년03월17일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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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용익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전
국제갤러리 부산,서울(한옥)서 근작과 신작 발표
저엔트로피 추구한 '물감소진 프로젝트' 최초공개

[부산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이 화가의 발언은 한줄 한줄이 죄다 시니컬하다. 그런데 흥미롭다. 쉬운 언어로 '툭툭' 던지지만 그 속에 오늘 우리의 삶과 예술, 그리고 예술의 미래를 바라보는 통찰이 녹아들어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과 서울 한옥에서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라는 타이틀로 지난 15일 개인전을 개막한 화가 김용익(KIM YONG-IK)은 예술과 삶의 '간극'을 좁히고자 골몰한다.

김용익(b.1947)은 "나의 삶과 나의 예술이 같이 종말을 맞았으면 죻겠다. 예술가는 자기 작업의 이론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 이론의 굴레에 속박 당하지 않고, 삶으로부터도 자유로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그저 머릿 속 궁리일 뿐 하나도 안 된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6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며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라는 제목을 택한 것은 모더니즘 프로젝트의 꿈이었던 '유토피아'가 실현된 듯 하지만 날로 퇴색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용익은 유토피아라는 달콤한 열매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개인과 개인·국가와 국가간 계급격차와 제 살 깎아먹기식 카니발리즘적 자본주의의 팽배, 자연의 훼손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어두운 그림자가 도처에 드리워져 있고, 끊임없는 전쟁과 테러, 기후위기가 창궐 중이라는 것.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용익 '침범 당한 유토피아 #17-9' 2017. Acrylic on canvas 182x227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Keith Park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4.03.15 art29@newspim.com

김용익은 지난 2018년 12월31일을 기점으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Exhausting Project)'라는 새 연작을 시작했다.5년째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지금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의 회구(繪具)를 남은 생 동안 모두 소진(消盡)하는겠다는 프로젝트다. "내가 사놓은 물감이 모두 소진되는 순간, 내 인생도 소진됐으면 한다"는 그는 남아있는 물감을 색깔별로 고루 소진하기 위해 화폭을 잘게 나눠 작업한다. 그 결과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의 모습이다. 그 자신 어떻게든 이루려 하는 '저 엔트로피적인 삶'에 충실하고자 한 작업인 셈이다.

물론 김용익에게 남은 생의 시간과 그가 확보해둔 물감의 소진시간이 일치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예술과 삶이 딱 맞아떨어지길 꿈꾸며 작가는 결과물로 나온 작품 보다는, 개인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생태학적으로 기능하는 작업을 도모한다. 이같은 '예술의 삶-되기'는 김용익의 작업 전반을 가로지르는 주제이자 목표다.

미술사학자 정은영은 이를 가리켜 "김용익에게 '탈예술 충동'이 예술 자체를 파괴하거나 소멸시키려는 파괴적 충동이라기 보다는 삶이 품고 있는 소멸의 과정과 죽음의 경로를 받아들임으로써 예술을 살리려는 추동력이 됨을 역설한다"고 평했다.  

일명 '땡땡이(일본식 표현,물방울무늬)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용익은 '땡땡이' 작업의 변주도 시도하고 있다. 부산점 갤러리 중앙에 설치된 '땡땡이 화가의 변신은 무죄?'(2023)는 물방울 이미지를 반전시켜 네거티브 형식으로 그린 두 캔버스를 연결해 프레임을 씌운 후 이를 바닥에 세워놓아 마치 조각처럼 보이게 했다. 각 작품의 좌측 캔버스에는 반전된 물방울 이미지 사이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 작업이 드러난다. 작품 타이틀에서도 유추되듯 작가는 땡땡이 화가에서 변신을 꾀했지만 결국은 근작과 신작이 서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용익 '포장되고 지워진 유토피아 #16-2' 2016. Mixed media on canvas ,112x145.5x4.3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Keith Park 이미지 제공:국제갤러 2024.03.15 art29@newspim.com 2024.03.15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에 김용익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근작 60여 점(부산점 19점, 서울 한옥 40여점)을 출품했다. 그 중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땡땡이 화가'로 각인된 그의 작업이 전환을 목도할 수 있는 자리다.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위해 김용익은 보유한 물감들을 캔버스에 가능한 얇게 바른다. 이에 작품은 흐릿하거나 균일해 보이고, 때로는 붓터치가 그대로 드러나 다소 거친 질감으로 표현되곤 한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인간의 숙명인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취하는 제의적 창작행위"라고 말했다.

기하학적 도형에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듯 보이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의 조형적 특성 이면에는 보다 광활한 우주변화의 원리에 대한 김용익의 관심이 깔려 있다. 그는 요즘 중국의 철학서 '주역(周易)'과 이 땅의 '정역'에 골몰해 있다.

즉 하늘과 땅, 해와 달, 강한 것과 약한 것, 높은 것과 낮은 것 등 상반된 모든 사물과 현상을 양과 음으로 구분하고 그 위치나 생태에 따른 변화의 원리를 설명하는 동양철학을 탐구 중이다. 양적 팽창을 추구했던 서양의 모더니즘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이 드러나는 현 시점에, 그 대안을 찾아 동양사상과 철학으로 시선을 돌린 김용익의 기하학적 도형들은 '주역'과 '정역'에서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만든 '괘(卦)'의 형태와 우주론의 근간인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의 개념에서 빌려온 원과 사각형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김용익 '물감소진프로젝트 24-2: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 2024, Acrylic on canvas 82 x 100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4.03.15 art29@newspim.com2024.03.15 art29@newspim.com

김용익이 정역 이론을 참조하는 것은 현대의 삶과 문명을 성찰하고, 예술이 그에 걸맞은 형태로 존재하길 바라기 때믄이다. 최근 전인류가 겪은 팬데믹 상황은 특히 작업의 방향전환을 촉진했다. 인류가 성장, 진보, 발전의 가치에 몰두하느라 팬데믹을 스스로 초래했다고 판단하는 작가는 위기상황에 직면한 지구촌이 진보와 발전, 경쟁과 지배와 같은 양의 가치를 진정시키고(조양調陽) 돌봄과 섬김, 우애와 평등과 같은 음의 가치를 들어올려 율음(律陰)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캔버스 위에 땅을 상징하는 네모와 하늘과 방위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원을 배열하여 음과 양의 균형과 조화를 드러낸 작품은 그래서 나왔다.

[부산 뉴스핌] 자신의 신작 앞에서 작업을 설명하는 작가 김용익. [사진=이영란 기자] 2024.03.16 art29@newspim.com

또 설치된 '아련한 유토피아 #17-2'(2017), '침범당한 유토피아 #17-9'(2017), '이것은 답이 아니다 #18-10)'(2018)같은 작업들은 중첩되고 살짝 지워진 물방물 이미지를 통해 작가가 모더니즘 회화의 권위에 '흠집'을 내는 도발적인 작업이다.동시에 예술과 삶의 관계, 예술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성찰해왔음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아련함, 슬픔, 그리움 같은 감정들이 깔려 있어 모더니즘 문명을 비판하긴 하나 그 자신 청년기 모더니즘미술의 유망작가로 꼽히며 그 영향권 아래 있었다는 자각을 확인케 한다.

'절망의 미완수 22-1'(2016-2022)라는 독특한 제목의 작품의 경우 이미 완성한 그림을 검정색 물감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덮지는 못하고 격자무늬로 덮어 '소심함'을 드러낸다.

서울점 한옥에서 선보이는 '예술의 가능성에 대한 소심한 긍정(혹은 부정)'(2022) 연작은 '물감 소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을 옅게 칠한 후 윤이 나는 투명한 액체 재료를 무심하게 흘린 작품이다. 작가는 좁은 면적에 깨알 같은 글자들을 써넣었는데 예술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작가의 '소심한'성찰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스스로 '소심함'을 강조하지만 이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자기갱신과 자기부정을 통한 또다른 암중모색이다.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국제갤러리 서울점 한옥에서 개막한 김용익 개인전 전시전경. [사진 안천호,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4.03.16 art29@newspim.com

한편 김용익은 '정역'의 개념 외에, 미셸 푸코가 설파한 '다른 유토피아'라는 뜻의 '헤테로토피아'도 추구한다. 푸코는 '유토피아는 현실에 없는 이상향이다. 반면에 대안적 유토피아인 헤테로토피아는 가능하다. 누구나 현실을 피할 순 없지만 반공간인 헤테로토피아를 통해 판옵티콘과 같은 사회 규칙과 통제에 저항할 수 있다'고 했다. 김용익 또한 모더니즘 공간 속 이질적 공간을 꿈꾼다. 그것은 예술가의 공간,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이다.

이처럼 김용익은 예술과 삶의 일체화와 새로운 답을 갈망하며 끝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자신 '예술은 킬링 타임'이라 자조하지만 그 갈망과 실험은 깊고 끈질기다.

김용익은 서울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9년 '대안공간 풀'의 창립에 참여하고 2004~2006년 대표를 역임했다. 1991년부터 2012년까지 경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미술교육자로 활동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라스트 제너레이션에게, 김용익'(2023), 뉴욕 티나킴갤러리 '후천개벽을 말하다'(2019), 베를린 바바라 빈 갤러리 '이것은 답이 아니다'(2019), 국제갤러리 '엔드리스 드로잉'(2018), 일민미술관 '가까이... 더 가까이...'(2016) 등이 있고, 제5회 요코하마트리엔날레(2014), 서울시립미술관 'SeMA 중간허리 2012: 히든 트랙'(201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2010) 등 국내외 주요 비엔날레와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도쿄도미술관, 홍콩 M+,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서울점 한옥에서 동시 개막한 김용익 개인전은 오는 4월 21일까지 계속된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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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테더 '5700원·1600원' 제각각 거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대표적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가격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크게 널뛰었다. 한때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1600원에서 5700원까지 오가며 심한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달러와 1:1 연동돼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정적인 자산이 된 셈이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쯤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테더 가격이 1655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급락했고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에 수요가 몰린 여파다. 빗썸에서 거래된 테더 시세창. [사진= 빗썸 갈무리] 테더는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때 달러/원 환율은 1436원이었지만 김치프리미엄이 10% 이상 붙으면서 테더 가격이 환율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거래소 간 가상자산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오르는 이상 급등 현상도 발생했다. 달러/원 환율을 상회한 것은 물론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거래 가격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빗썸의 경우 렌딩(코인 대여) 서비스 청산 과정에서 이 같은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빗썸의 렌딩서비스는 대여한 메이저 자산의 시세가 급등락해 자동상환 레벨에 도달하면 모두 시장가로 매도되는 구조다. 이후 확보된 원화로 대여했던 가상자산을 시장가로 매수해 상환하게 된다. 청산 과정에서 시장가 매수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테더 가격을 계속 밀어 올렸다는 관측이다. 테더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빗썸에서 테더를 대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청산 사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빗썸은 상환 매매 발생 시 시세 왜곡 상태를 방지하는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하고 후속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달러 등 실물자산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혀왔다. 테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달러 자산의 저장 및 거래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게 평가됐다. 그런데 이번 변동성 장세에서 국내 거래소의 테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안전성'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더(USDT) 는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다른 코인 가격이 변하더라도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테더 수요가 높은 국내 하락장에는 1달러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청산을 막기 위해 추가 테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국내시장에서 테더를 포함한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공급 대비 수요가 순간적으로 크게 앞서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해 이날 기준 빗썸 내 대여금액 1위 종목은 테더로 대여 금액은 933억원이 달한다. 이는 2위인 비트코인 대여금액(218억원)의 4배 수준이다. 코인 대여 서비스 상위 자산인만큼 변동성 위기 시 청산 위험도 높게 평가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급등락이 발생할 때 국내 거래소에서 해당 가격변동이 100% 반영되지 않아 김치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여기에는 테더도 포함된다"며 "이번 폭락 사태의 경우 국내 거래소의 원화 거래가격이 폭락을 전부 반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김치프리미엄이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 2025-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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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온스당 4100달러 돌파…유가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여전한 무역 갈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13일(현지시간) 금값이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는데 백악관이 중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주목하며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3.3% 뛴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4,116.77달러까지 올랐다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2시 47분 기준 2.2% 오른 온스당 4,106.48달러를 기록했다. 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중국에 오는 11월 1일부터 추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발언해 긴장감을 키웠다.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낙관하면서 갈등 완화를 시사하긴 했으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6% 상승하며 지난주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번 상승세는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블루라인퓨처스의 최고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리블은 "금 가격의 상승 모멘텀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며 "2026년 말까지 5,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입, 탄탄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미·중 무역 긴장, 그리고 낮은 미국 금리 전망이 금 시장의 구조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 12월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인다. 애나 폴슨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국 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2026년에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4,48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 수키 쿠퍼는 "이번 랠리는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장기 상승세를 위해서는 단기 조정이 오히려 건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물 은 가격은 3.1% 오른 온스당 51.82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52.1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은 가격도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등 요인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유가도 미중 관련 소식을 지켜보며 반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59센트(0.9%) 오른 63.32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59센트(1%) 상승한 5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1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계획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DBS의 애널리스트 수브로 사카르는 "현재 시장의 매도세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협상 의지를 보이면서 진정된 모습"이라며 "단기적 유가 흐름은 결국 무역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2026년 석유 공급 부족 규모가 이전 예상보다 훨씬 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중동 지역에서 전투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이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존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0-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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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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