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실적·주가 부진에 주주들 송곳질문
노조파업 우려엔 한종희 "소통해 경영차질 최소화"
[수원=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 주력사업이 휴대폰인데, 미래산업은 어떤게 있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이폰을 좋아하는데 이에 대해 삼성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어 주총장을 찾았습니다. AI 역시 앞으론 누구나 하는거니 삼성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20일 경기도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5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만난 한 주주는 삼성전자 주총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상황과 지난해 악화된 실적, 삼성전자가 고대역메모리(HBM)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한 날선 질문들이 이어졌다. 주총에서 손준호 주주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7만원대 초반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원인이 HBM 같은 사업 경쟁력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HBM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4.03.20 pangbin@newspim.com |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반도체 시장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AI형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탑재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의 올해 예상 실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연구개발과 선제적 투자를 이어가며 성장의 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했다"면서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반도체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꾸준히 투자와 연구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배당성향이 작년 수준에 그치며 낮게 설정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올해 기말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361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고, 우선주 배당금 역시 작년과 동일한 362원이다. 김광윤 주주는 "배당총액과 기말배당의 주당 배당금도 작년하고 똑같고 순이익의 35% 수준에 그친다"면서 "경영진이 주주들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3.20 pangbin@newspim.com |
이와 관련해 한종희 부회장은 "전례 없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보유 현금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면서 "이번 정책은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며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방향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사측과 임금인상률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쟁의대책 위원회를 구성하고 쟁의상황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부회장은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하며 노조 파업에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용한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에선 사외이사로 신제윤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조혜경 이사가 선임됐다. 또 유명희 감사위원회 위원도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주주총회가 끝난 후 경영진과 주주들과 대화 자리를 가지며 사업 부문별 경영 전략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주주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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