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노조 기자간담회
전문의 중심 외치며 PA 양성 모순
PA 간호사 시범사업은 졸속 행정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의료노조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 된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김동아 의료연대본부 정책부장이 21일 오후 정부의 의대증원 2천명 발표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개최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 기자간담회 발제를 하고 있다. 2024.03.21 yym58@newspim.com |
이날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의료개혁에 대한 병원 노동자의 제언'이라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부는 전공의 의존성을 줄이고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계획은 전공의 업무의 많은 부분을 인건비가 저렴한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박경득 본부장은 정부가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겠다며 동시에 PA 간호사를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경득 본부장은 "PA 간호사는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해 진료지원을 하게 된 간호사의 이름"이라며 "정부 말대로 의사 수를 늘리고 전문의를 양성한다면 PA 간호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불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의사 수를 늘리면서 PA 간호사를 활성화하겠다는 모순적인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빅5라고 불리는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가장 비중이 높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46.2% 달한다. 이번 의료공백 사태를 계기로 인건비가 저렴한 전공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른바 수술실 간호사라고 불리는 PA 간호사는 일반 간호사와 명확한 직역 구분은 없지만, 대체로 일반 간호사보다 수술에 필요한 의사 업무를 대신한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문제가 심각해지자 병원장과 간호부장의 협의 하에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박 본부장은 이 같은 정부의 대책은 당장 병원에서 가장 쉽게 공급할 수 있는 인력이 간호사여서 나온 '졸속 행정'이라며 "병원 직역 구성은 정확히 상급 종합병원에 의사가 몇 명 필요한지 계획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선 시범사업 시행 전부터 정부가 업무범위를 확대해 줄 순 있어도 간호사 개인이 피해 환자로부터 받게 될 민형사상 책임 등은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자회견에서는 시범사업으로 인해 업무 현장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유지 의료연대본부 강원대학교병원분회 사무장은 현장 증언을 통해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법적으로 확실하게 보호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으나,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법적 제도적 기반도 없는 주먹구구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교육, 실습 없이 응급 약물 투여 및 고난이도 의료행위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환자에게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간호사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안고 평생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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