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보잉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등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보잉은 25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칼훈 CEO가 연말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업용 여객기 부분의 책임자인 스탠 딜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며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스테파니 포프가 그의 자리를 채운다. 회사 측은 이사회 의장인 래리 켈너가 연임하지 않는다고도 발표했다. 보잉은 스티브 몰렌코프 전 퀄컴 CEO가 차기 보잉 CEO를 물색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경영진 교체는 지난 1월 5일 비행 중이던 알래스카 항공 보잉 맥스 9 여객기에서 동체 파손이 발생한 후 약 3개월 만에 결정됐다. 해당 사고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350명 가까이 희생자를 낸 맥스8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약 5년 만에 회사를 다시 한번 위기에 빠뜨렸다.
알래스카 항공 사고는 보잉 맥스 여객기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사고가 발생한 후 비슷한 여객기의 운항을 중단시켰다가 지난 1월 말 운항 재개를 허용했다. 이후 FAA는 보잉의 맥스 여객기 생산 확대 계획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25 mj72284@newspim.com |
이날 칼훈 CEO는 사임 계획을 밝히며 지난 1월 5일 사고가 보잉에 분수령과 같은 순간이었다며 "전 세계의 눈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나는 우리가 이것을 이겨내고 더 나은 기업이 될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추락 사고 이후 보잉은 데니스 A. 뮐렌버그 전 CEO를 해임하고 칼훈 CEO를 임명했다. 대부분의 경력을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쌓은 칼훈CEO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보잉의 수장을 맡아 왔으며 2009년부터는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 왔다.
상업용 여객기 부문 책임자를 맡은 포프는 고속 승진을 이룬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022년 초 포프는 보잉의 상업용 여객기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보잉 글로벌 서비스 책임자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 포프는 보잉의 COO가 됐다.
경영진 교체 계획이 전해지면서 보잉이 주가는 이날 상승 중이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9분 보잉은 전장보다 0.94% 오른 190.63달러에 거래됐다.
월가에서는 보잉의 경영진 교체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해크만 웰스 파트너스의 러셀 해크만 대표는 "배가 몇 번이나 빙하에 부딪히면 선장을 교체할 때"라면서 "칼훈이 몇 년 전 임명됐지만 몇 번이나 빙하를 만났기 때문에 그를 교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벤치마크의 존 설리번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와 항공사 고객들의 절망과 FAA의 안전성 우려, 이사회 직을 노리는 노동조합은 보잉에 극적인 변화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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