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93% "의대증원 백지화"
복귀·대화 선결조건으로 내세워
의대 정원 감축 주장도 제기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공의와 의대생 10명 중 9명(복수응답)이 전공의 수련을 위해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됐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024.04.02 aaa22@newspim.com |
이번 설문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일간 진행했다. 표본집단 전공의 1만2774명, 의대생 1만8348명 등 총 3만1222명 중 1581명(5.08%)이 응답했다.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복수응답)에 대해 93%가 꼽은 항목은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의 백지화"였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 인상(82.5%) ▲보건복지부 장관 및 차관 경질(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 등을 제시했다.
수련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선 제시된 4개 문항 중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 하는 것에 환멸이 났기 때문(87.4%)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 쉬고 싶기 때문(41.1%) 등 3가지를 복수로 가장 많이 꼽았다.
류씨는 "현장에서 느끼기에 필수적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일수록 이탈 확률이 높았다"며 "의료는 공공재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도 사람으로 상처를 안 받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1581명 중 96%(1518명)은 '한국의 의료현실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를 묻는 질문에 "감축 혹은 유지"라고 답변해 전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변화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의대 인원 감축 주장도 제기됐다.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 숫자를 두고서는 현재 정원인 3058명보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64%(1014명)로 가장 높았다. 현재 정원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32%(504명), 500명만 더 늘리자는 의견이 4%(60명), 정부안대로 2000명을 늘리자는 의견이 0%(2명)로 분포했다.
류씨는 "대통령께서 전날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며 "슬프게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젊은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병원을 떠난 것이지, 결코 환자 곁을 떠난 것이 아니다"며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약자와 약자가 뭉쳐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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