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팀 출범 100일…수출·내수 희비
수출 6개월 연속 증가세…무역흑자도 회복
내수부진에 자영업자 위기…부채상황 심각
정부, 전기료·이자환급 지원…연착륙 유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의 경제팀을 이끄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의 뚜렷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쌓아왔다. 다만 여전히 부진한 내수로 인해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맞닥뜨린 경기가 어둡다. 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서 이들의 경영 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최 부총리가 선두에 선 경제팀의 과제로는 이런 수출과 내수의 간극을 좁혀 체감경기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꼽힌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한 각종 대책들의 실효성 있는 추진도 중요한 사안으로 지목된다.
◆ 수출 6개월 연속 '플러스'…올해 역대 최대 7000억달러 목표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에 의하면 우리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 들어 전년 동월비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수출은 1월 전월비 마이너스(-) 16.4%에서 출발해 9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무역적자도 적게는 22억달러에서 많게는 126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과 우리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 12개월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저조한 수출은 우리 경제의 큰 위기로 여겨진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라고 할 만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수출이 줄어들수록 국내 기업들의 생산과 고용도 함께 떨어지고, 이는 결국 국내 산업과 경제 전반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다행히 수출은 지난해 10월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비 수출 증가폭은 ▲1월 18.0% ▲2월 4.8% ▲3월 3.1% 등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도 1월에 3억달러 흑자를 낸 이후 2월과 3월에는 연달아 42억달러대로 크게 증가했다.
우리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대중국 실적도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12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비 증감률이 최대 -30%대(3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월 감소폭을 좁혀 12월(-2.9%)에는 한자릿수까지 줄였고, 올 1월과 3월에 각각 16.1%·0.4%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굳혔다. 여기에 더해 대미국 수출도 연신 월간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수출 70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수출(6327억달러)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국내 기관들도 올해 수출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비 올해 수출 증가율에 대해 한국은행 9.3%, 현대경제연구원 8.9%, 한국무역협회 7.9% 등 정부의 목표치와 엇비슷한 수준의 예상치가 나왔다.
\ |
◆ 내수 부진에 자영업자 시름…정부 "경기 회복 힘입어 점차 좋아질 것"
수출 우상향 기조가 굳어지는 것과는 달리 내수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속 중인 고금리 현상과 더불어 폭등한 사과값이 주도한 '애플레이션' 파동, 국제유가 불안으로 인한 국내 기름값 상승세 등 내수 활성화를 가로막는 각종 위기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소비자물가는 2월과 3월 연속으로 3%대를 웃돌았다.
내수 침체의 여파는 산업 활동 전반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3.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건설기성은 건설(-1.8%)과 토목(-2.2%)에서 실적이 모두 줄면서 1.9% 줄었다. 건설수주는 24.1% 하락하면서 1월(-39.6%)에 이어 2개월 연속 두자릿수 규모로 감소했다.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각 지역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책임지는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내수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은 경제 전반이 위축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대출액이 늘거나 연체되는 등 심각한 자금난에 내몰려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국회의원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평가정보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에 의하면 개인사업자 대출자 수는 2022년 말 327만3648명에서 지난해 말 335만8499명으로 8만4851명(2.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개인사업 대출자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173만1283명(51.5%)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더 이상 추가 대출이 불가능한 다중 채무자로 나타났다. 대출잔액은 2022년 말 1082조6258억원에서 지난해 말 1109조6658억원으로 27조400억원(2.5%) 증가했다.
현재 정부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에너지·고금리·세금 등 3대 부담 경감과 전기요금 지원, 이자 환급,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등의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여당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현 1억4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띄워올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여당이 제안한 내용도 가용할 수 있는 예산 범위 안에서 추진이 가능할지 검토해보려고 한다"며 "내수 회복세는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수출을 필두로 경기 회복세가 점차 확산하면 내수도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