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향한 의료계 내부 비난 목소리도 터져나와
임현택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찌해야 하나"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지만 의정 갈등 양상의 봉합은 요원해 보인다.
오히려 대통령과의 만남을 결단한 박 비대위원장에게 의료계 내부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진정 국면을 기대했던 의료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2.20 mironj19@newspim.com |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회동이 알려지자 의료계 각처에서 반발 여론이 일었다. 의료계 일각에선 박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과 밀실에서 만나 모종의 거래를 주고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강경파들이 던지는 의혹을 무마하기 위한 입장 표현으로 읽힌다.
박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앞장서서 비판을 가한 것은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의 글에 "모두가 알던 사실을 왜 굳이 가서 확인해야만 했는지"라며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아 유감입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예고됐던 이날 오후에도 "윤석열 대통령-박단 비대위원장의 만남 성사는 '젊은의사(전공의, 의대생)'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박단 비대위와 11인의 독단적인 밀실 결정임을 알립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회동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도 같은날 SNS에 "춘래불사춘, 봄오고 꽃 조금씩 피는 것 같지만 함부로 '물밑'에서 놀면 큰일 날 날씨 같네요"라며 모종의 함의가 엿보이는 글을 게재했다.
임 당선인은 5일 오전에도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이 '내부의 적 몇 명'이 박 비대위원장 등을 지칭하는 것인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만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우선 백지화하고 의사 수급 추계 기구 등을 만들어 증원 여부와 규모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은 국민 요구에 따라 추진되는 의료 개혁 과제'라는 점을 들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당선인은 회동 내용이 알려지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7일 오후 2시 내부 회의를 진행해 향후 행동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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