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안희창·임을출이 3일 북한·통일 연구서 「돌아섬, 돌아봄」을 펴냈다.
- 두 저자는 하노이 노딜과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김정은의 대남 적대 노선이 철회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역대 강경·포용 대북정책 모두 실패했다며 남북기본합의서 유지와 한국의 품격 있는 발전, 대통령 리더십을 과제로 제시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보수·진보 시각 버무려 北 진단
진영논리 탈피하려 신선한 시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정치권의 분란은 물론이고 교육·노동·부동산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치유불능 수준의 이념적 갈등이 자리한 지 오래다.
북한 문제를 둘러싼 대립은 그 가운데 한 축을 이루고 있고, 어쩌면 뿌리이자 연원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북핵이나 대북지원, 세습정권을 비롯한 북한 관련 현안마다 진영을 형성하는 건 물론이고 뚜렷한 접근방식과 입장 차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다.
어쩌면 일제 강점기와 해방·건국,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치열해진 이념대결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노정하고 있는 갈등의 상당 부분을 잉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분위기는 북한연구학계나 전문가·학자 그룹에도 그대로 투영돼 '끼리끼리'만 모이는 학술적 패거리 문화나 동종교배의 퇴행을 보여 온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눈길을 끄는 북한·통일 관련 연구 저술물이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33년간 저널리스트로 한 길을 걸어온 안희창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과 국내 최고의 남북 경협·교류 전문가로 꼽히는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함께 펴낸 「돌아섬, 돌아봄」(한울아카데미)은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과거·미래 쪽으로 우리의 시선을 이끈다.
'북한 70년, 회고와 전망'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북한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두 중견 연구자가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대고 분석한 북한의 '어제'와 현 남북관계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미래를 조망하고, 바람직한 대북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북한 체제의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기준점이 남북 간 주요 합의나 정상회담이 아닌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란 대목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하노이 노딜을 계기로 김정은의 대내외 정책이 이전과 확연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김정은 체제 들어 돌출된 남북관계의 분수령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벌어진 북한의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꼽으면서, "대북포용정책의 허무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정은이 2023년 12월부터 주창하고 있는 이른바 '대남 적대' 노선은 철회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진단한다.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체제 유지에 결정적인 독소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와 외부사조로 인해 청년층을 오염시키는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저자들은 "북한에 호의적인 정부가 한국에 들어선다 해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저자들은 "원칙에 입각한 대북 강경정책이나 포용에 입각한 햇볕정책 모두 북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하니 이제 북한 문제에 숨을 고르고, 남북기본합의서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한민국을 '품격 있고 유족한 나라'로 만드는 게 우선적 과제이며, 이를 위해선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김일성에서 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세습체제의 뿌리부터 짚어가며 말문을 여는 시계열 방식의 서술을 택했다.
북한 정권의 수립과정과 '조선의 레닌'으로 불렸던 남로당 박헌영, '8월 종파사건' 등 자칫 두통을 유발할 키워드가 등장해 지레 겁을 먹고 책장을 덮을 수 있겠다 싶지만 막상 손에 잡으면 술술 읽혀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오랜 기간 갈고 닦은 두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1984년 9월 북한의 대남 수해물자 제공 현장을 취재한 안희창 박사의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롭다.
북한은 서울에서 발생한 홍수를 계기로 자신들의 '체제 우월'을 강조하려 남측에 쌀과 시멘트·옷감·의약품 등의 지원을 제안하는 제스처를 보였는데, 당시 전두환 정부가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하자 물자 확보에 엄청난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안 박사는 "당시 김일성이 함흥의 어떤 공장에 생산을 독려하는 것이 남측의 감청에 잡혔다고 한다"고 40여년 감춰놓았던 취재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북한 정치 이슈에 천착하면서 다소 보수적 성향을 보여온 안희창, 남북 경협과 교류를 분석하면서 진보 시각을 드러내온 임을출.
이들 두 연구자의 콜라보는 무한 반복하며 증폭된 대립과 갈등 속에서 학문적 다양성이나 가능성의 탐색마저도 허용치 않는 북한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케케묵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통해 보다 균형 잡힌, 설득력 있는 진단과 분석을 가능케 한다는 측면에서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