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이 50여년 가꾼 자연의 숲 '죽설헌' 살펴
[순천=뉴스핌] 오정근 기자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8일 한 예술가가 50여 년간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살려 가꾼 정원을 둘러보고 전남을 대한민국 정원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한국식 전통정원 조성 방향을 구상했다.
김 지사는 나주 금천면의 한국식 전통정원인 죽설헌을 방문해 조성 현황을 듣고 정원 관계자와 함께 숨어있는 전남 정원의 우수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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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나주 금천 죽설헌(竹雪軒) 현장을 방문해 조성 현황을 청취하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전라남도] 2024.04.09 ojg2340@newspim.com |
죽설헌은 나주 출신 박태후 동양화가가 지난 50년간 가꾼 개인 정원이다. 인공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조성했다. 나주 금천면 촌곡리 3만 2325㎡ 규모의 구릉지에 자리하고 있다. 박 화백이 호남원예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직접 씨를 뿌리며 혼자 일궈냈다.
허백련(1891~1977) 화백과 그의 조카 허의득(1934~1997) 화백이 각각 춘설헌과 소설헌을 만들어 생활한 것처럼 두 사람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죽설헌'이라 명명했다.
죽설헌은 이름과 달리 대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수백 종의 자생꽃과 나무와 화초, 기와 담장길, 돌탑 등을 소재로 해 사계절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봄에는 붉은 매화와 노랑꽃창포가 어우러지고, 초록의 아름다움과 맥문동 보라꽃이 여름을 알린다. 풍요로운 가을에는 주황색의 꽃무릇이 덮이고 눈 덮인 겨울의 숲은 운치를 더한다.
김영록 지사는 "아름다운 정원과 숲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며 "40~50년 후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전남을 대표하는 자연 생태 정원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개인과 단체 등이 조성한 특색있는 정원 발굴과 전남도 민간 정원으로 등록·관리하고 있다.
또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로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정원을 알리기 위해 정원 페스티벌과 민간정원 페스타 등 정원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ojg234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