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자 정바울로부터 13억 받은 혐의
"청탁 결과 불분명하나 엄중 처벌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백현동 특혜 의혹' 수사를 무마해 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중개업자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 이모 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3억3616만원을 선고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자백하고 있고 관련 증거에 의해 특가법상 알선수재가 성립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정 회장에게 '경찰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 '검찰에 힘쓰기 위해 로비를 하는 데 필요한 돈이다'라고 하며 로비, 경찰 윗선,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 모든 사람이 등장한다"며 "하물며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할 판사와 친분 있는 사람을 찾아냈다는 명목으로 금전을 받아가는 등 법조 브로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당시 정 회장은 피고인이 정치권 또는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거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길 기대하며 여러 차례 고액을 보냈다"며 "수사기관이 적정·공정하게 직무를 집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해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으로 나아간 걸 확인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위법성을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불량한 점, 범행 후 정황도 좋지 못한 점, 피고인이 자백하는 유리한 측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더라도 검사의 구형량을 넘어서는 징역형을 선고해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정 회장으로부터 받은 금원에 금전소비대차 계약이나 분양대행 용역대가 등이 포함됐다는 이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기록을 살펴봤으나 모두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백현동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회장으로부터 수사 무마에 대한 청탁·알선 명목으로 합계 13억3616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정 회장에게 '내가 잘 아는 정치권 인사와 검·경 출신 전관 변호사에게 힘을 써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고 말하며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와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를 소개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및 백현동 사업 시행사 자금 약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도 정 회장으로부터 수임료 외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