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마약류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쳐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2부(김용중·김지선·소병진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29) 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압구정 롤스로이스' 마약 처방 염모 의사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3.12.27 leemario@newspim.com |
신씨 측 변호인은 도주의 고의가 없었으며, 형이 너무 무거워 항소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신씨가 마취약을 두 차례 투약받은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 측이 나가게 한 것이라며, 해당 병원의 당시 수련의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앞서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1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A씨를 들이받고 도주해 A씨에게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조사 결과 신씨는 사건 발생 직전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에서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을 빙자해 수면마취제로 불리는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가 사망하자 검찰은 신씨의 혐의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지난 1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피해자는 평범하게 인도를 걸어가다가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였으며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될 때도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죄책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하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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