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자국 영토를 공격한 이란에 대한 맞대응을 논의한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경우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정권이나 그 지지자들이 무모한 행동을 할 경우 단호하고 더 강력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같은 날 앞서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자국 국영 방송에 이번 이스라엘 영토 공격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했고 작전은 종료됐다고 본다. 우리는 (공격을) 지속할 의향이 없다"면서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한다면 더 큰 대응이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이 시온주의자의 추후 공격적 행위에 가담한다면 미국의 기지와 인력도 더는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미국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은 현재 방어 작전을 지속할 의사가 없지만 필요하다면 추가 공격으로 국익을 수호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게시했다.
이날 앞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이란의 공격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로이터 통신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선호하지만 그 시기와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이에 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추후 전시 내각 회의를 다시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확전을 원치 않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복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 정부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과 전쟁을 원치 않지만 이번 공격에 대한 대응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향후 대응은 방어적인 행동이라며 "이 상황에서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이스라엘에 탄도·순항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하고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미국과 영국군의 지원을 받아 거의 모든 발사체를 격추해 큰 피해는 없었다.
이는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 등을 사살하자 이뤄진 보복이자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타격한 최초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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