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개혁 의지 재확인
사직 전공의 복지부 차관 고소·경질 요구
의료계 단일대오 아직…대화채널 열릴지 '미지수'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총선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 기대됐던 의정갈등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닷새만에 밝힌 공식 입장에서 의료개혁 완수 의지를 다짐했다. 같은 날 사직 전공의들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남용으로 고소하며 "박 차관 경질 없이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맞섰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04.05 mironj19@newspim.com |
◆ 침묵 깬 정부 "의료개혁 의지 변함없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총선 직전인 지난 9일부터 비공개로 이어갔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이날 공개로 전환하고, 의료개혁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조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요구도 그대로다. 조 장관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며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으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일된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의대 신입생 모집요강 발표 일정을 앞두고 의료계에 '선복귀 후대화'를 재차 요구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4.15 choipix16@newspim.com |
◆ 개별 전공의 박 차관 고소로 첫 집단행동
이번 사태의 당사자지만 사직 이후 별다른 집단행동을 하지 않았던 전공의들은 이날 박민수 복지부 차관 경질을 요구하며 박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이날 의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민수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정상적인 소통은 불가능하다"며 "이 사태의 책임자인 박 차관을 즉시 경질하고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했다.
정 대표는 박 차관에 대해 "이번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 왔다"고 주장하며,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전국에서 1360명의 사직 전공의 동료들이 이번 고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고소는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이 아닌 개별 전공의가 모여 이렇게 집단행동을 벌인 것은 의료공백 사태 이후 처음이다.
◆ 단일대오 안 되는 의료계…대화채널 요원
이처럼 정부와 전공의가 강대강 입장을 주고받으면서 총선 이후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의 장도 열릴지 불확실해졌다. 정부가 그간 의료계가 요구해 온 '원점 재논의' 대신 '의료개혁 완수'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한 '통일된 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단일대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의료계가 합동 기자회견을 취소한 뒤 여전히 합의된 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초 의협은 전공의, 의대교수와 함께 총선 직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12일 의협 단독 브리핑을 진행하는 데 그쳤다.
의협과 합동 기자회견을 합의한 적이 없다던 박단 대전협 회장은 같은 날 전공의 착취 과정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온 건 수련병원 교수들이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런 가운데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은 국회에 보건의료개혁공론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4·10 총선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