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손흥민에 무례한 말... 마음에 담아둬 싸움 벌어져
다음날 4강전 패배... 아시안컵 최고 성과 냈지만 내가 희생양"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굉장히 치열했다. 많은 걸 배운 1년이었다. 말레이시아에도 갔고, 싱가포르에도 갔다. 잉글랜드, 독일에 흩어져 뛰는 선수들을 지켜보러 가기도 했다.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이 2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매체 '세르부스 TV'에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수석코치와 함께 출연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일했던 1년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재임 기간 잦은 외유와 방만한 근무 태도로 비판을 받았던 일을 부인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 = KFA] |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 충돌'과 함께 아시안컵 결과와 경질에 대한 변명도 늘어놓았다.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며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 준결승에서 패배했다. 지난 15년 중 한국의 아시안컵 최대 성과를 냈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를 위해 필요하니까, 책임은 코칭스태프의 몫이었다"고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며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8강에 오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었기 때문에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고 돌아본 클린스만은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한국팀이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한 뒤 2월 16일 경질됐다. 이후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ESPN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