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은행이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전월 정책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당분간 완화적 금융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기자회견 초반에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되고 기조적인 물가가 상승한다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절해 나가지만 당분간은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 계속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경제·물가 전망이나 리스크에 변화가 있는 경우도 정책 변경의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9일 기자회견 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울러 그는 "해외의 경제·물가 동향, 자원 가격의 동향, 기업의 임금·가격 설정 등 일본의 경제와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 금융·환율 시장의 동향과 일본의 경제·물가에 대한 영향을 충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외환시장에서 엔저가 진행되는 상황과 관련해 우에다 총재는 "금융 정책은 환율을 직접 통제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서 "환율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일시적"이라고 짚었다.
다만 엔저가 물가에 미칠 영향이 '제로'(0)가 아니기에 주시하겠다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한다면 금융 정책상의 고려나 판단 재료가 된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지난 3월 회견 때 나타낸 입장에서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자회견 때 우에다 총재는 "장래 어느 시점에서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6조 엔 수준의 장기 국채 월간 매입액 수준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오늘 회의에서 특별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물가 전망이 2% 전후로 되어 있어 이 전망대로 실현되면 그 자체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이유가 된다"며 "그 판단이 어느 시점에 할 수 있을지는 매우 어렵지만 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는 움직임이 없다면 정책 금리의 변경 이유가 된다"고 발언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2%에 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해석했다.
일본은행이 회의 후 발표한 '경제·물가 추세의 전망' 보고서에서 2024년도와 2025년도 소비자 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2024년도는 지난 1월 2.4%에서 2.8%로, 2025년도는 1.8%에서 1.9%로 각각 올렸다.
일본은행은 보고서에서 "임금과 물가 상승 호순환이 계속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판매가격에 임금을 반영하는 움직임이 예상 이상으로 강해지거나 노동수급이 긴축해 나가면서 임금 상승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이전 1.2%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실질 GDP는 1.0% 유지했다.
앞서 이날 일본은행은 이틀 간의 정책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단기 금리를 0~0.1% 수준으로 유지하고 채권 매입도 3월 결정과 같은 수준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정책 동결 결정에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5.73까지 밀리며 3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