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에너지 요금 동결 시사…"적절 시점 고민 중"
다음달 전기본 실무안 공개…재생E·원전 균형 방점
반도체 보조금 지원보다 '장기투자 여건 조성' 강조
체코 원전 수주 자신감…"이미 UAE 성공 경험 있어"
내년 경제 성장률 3% 목표…"수출로 책무 다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전기·가스요금에 대해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며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저녁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민생에 직격타일 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우려하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동결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대기업 등 대용량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해 일반 가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스요금은 지난해 5월 메가줄(MJ)당 1.04원 인상된 이후 1년째 동결된 상태다.
[서울=뉴스핌]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민관합동회의를 주재,인사말을 하고 있다.이날 회의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배터리산업협회장), 이석희 SK온 대표, 최윤호 삼성SDI 대표,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홍정진 포스코퓨처엠 상무,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4.05.08 photo@newspim.com |
당초 전기·가스요금은 4월 총선 이후 2분기부터 다시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고공행진 중인 물가로 인해 에너지 요금을 올릴 경우 국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해 인상을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안 장관은 "전기·가스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며 시급한 과제"라면서도 "(요금 인상은) 종합적으로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아직 중동 상황도 불안정해서 계속 주시하며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해 2분기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서는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본은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 운용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담는 계획안으로, 통상 연말 혹은 연초에 초안을 내놓지만 수요 예측에 어려움이 있어 악 반년째 늦어지고 있다.
전기본의 핵심인 에너지 믹스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와 무탄소에너지 간 균형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균형 있게 키운다는 방향은 명확하다.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재생에너지로만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잘 활용하되 태양광과 해상 풍력도 체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안 장관은 반도체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단순 보조금 형식보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먼저임을 강조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반도체에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그는 "보조금성으로 주는 것은 국회에서도 쉽지 않은 데다 어려 어려움이 있다. 단순 대출 말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가려고 생각 중"이라며 "반도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이차전지·바이오 등을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데에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첨단산업기금 형태로 조성하려 한다. 관계부처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0.07.14 dream@newspim.com |
다음달 중 성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되는 체코 원전수주 사업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테멜린 지역에 각 원전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2파전으로 경쟁 중이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09년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원전 세일즈를 달성하게 돼 의의가 크다고 여겨진다.
이를 두고 안 장관은 "경쟁국인 프랑스는 원래 비용보다 몇 배가 올라가고 기간도 몇 년씩 지연되면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4기나 되는 원전 건설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프랑스는 체코와 같은 유럽 국가라 정치외교적으로 우리가 불리한 면도 있으나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고 확언했다.
그는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 호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경제 성장률을 3%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유일한 동력으로 여겨지는 수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경제 전반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안 장관은 "올해 초부터 수출 엔진을 풀가동한다는 각오로 성과를 만들어냈고, 1분기 성적이 잘 나와서 주요 기관들이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을 2% 후반대로 올려잡고 있다. 내년에는 3%대로 올라가야 한다"며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은 수출이다. 2% 후반으로, 3%대로 차차 올라갈 수 있도록 산업부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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