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장관 "민간인 보호 없는 라파 공격 안돼...1회분 폭탄 선적 중단"
정부 관계자 "라파 공격 반대 심각성 전달하기 위해 인도 보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지원될 폭탄 수송을 보류한 것은 150만 명의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 관련 질문에 "우리는 이스라엘이 그 전투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을 고려하고 보호하지 않은 채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황을 평가한 결과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선적을 중단했다"면서 "우리는 폭탄 선적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조 바이든 정부가 지난 주 이스라엘에 보내질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헸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라파에서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인도를 신중하게 검토했으며 그 결과 2000파운드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 폭탄 1700개로 구성된 선적을 중단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전쟁을 개시한 이후 미국 정부가 무기 지원을 보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스라엘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피란민이 대피하고 있는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가자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보았듯이 2000파운드 폭탄의 최종 사용과 그것들이 밀집된 도시 환경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이번 보류 조치가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에게 약 150만 명의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라파 공격에 대한 미국의 우려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라파에 밀집해 있는 민간인 보호와 인도주의적 지원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근 탱크 등을 앞세워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장악하는 등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 채비를 마쳤다.
이에 따라 라파 공격과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이견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