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서 준감위 4기 정례회의 개최
"인사, 준법 위반 이슈 있다면 개입하겠지만 이번 건은 별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담당 부회장을 위촉한 가운데,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하 준감위)은 이번 인사가 준감위의 관여 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미래전략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에 대해선 "회사와 이야기할 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4기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처럼 말하며 "인사에 준법 위반 이슈가 있다면 준감위가 관여를 하겠지만 이번 건은 별개"라고 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윈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기자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DS부문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경 사장은 앞으로 미래사업기획단장 겸 삼성종합기술원장(SAIT)으로 회사 경영보다 연구개발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도 높은 쇄신 차원에서의 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규복 한국전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고(故) 이건희 회장 재임 당시에도 파격 인사를 단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삼성 위기론이 나오던 상황이었다"며 "이재용 회장 입장에서도 현재 상황을 위기로 인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운드리는 사실 TSMC보다 월등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사업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수장 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위촉함과 동시에 김용관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겸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장(부사장)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반도체담당으로 재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사장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에서 반도체 투자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준감위가 사전에 정보를 교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이 역시 인사가 준법에 위반이 되면 검토하겠지만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가 이재용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7일로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판결이 나오기 전에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판결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은 고유 권한이고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후에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 재판부로 넘어갔다.
이 위원장은 오는 24일 예고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2차 대규모 집회에 대해선 "노동 인권 문제는 아주 관심 있는 문제지만, 준감위에서 먼저 언급하기는 부적절한 것 같다"며 "회사와 노조 간 쟁점이 정리된 이후에 의견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