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냐…3년간 싸울 것"
의대 교수 노조, 교육·진료 계약 분리 추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전국 의대 교수를 아우를 수 있는 전국 단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대정부 투쟁은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의정갈등을 넘어 미래 의료 환경으로'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2024.05.13 mironj19@newspim.com |
전날 교육부는 의대 1497명 증원이 반영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발표하며 사실상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 지었지만 김창수 회장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등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각하했지만 대통령령으로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공표 시기는 변경 가능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의대 증원과 관련한 추가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차전으로 내년부터는 대학총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의대 학생들의 수업권이나 학습권이 침해된 것과 관련해 구상권 청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정부를 향한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대법원 재항고(21일) 이후 소송 위임장 제출을 미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의대 증원을 발표한 전날에야 위임장을 제출한 것을 두고 "잡범들이나 (처벌을 늦추기 위해) 하는 행위"라며 "그러니까 정부가 소위 말하는 양아치, 잡범같은 짓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대 교수들은 이참에 전공의들이 겪고 있는 불합리한 근무조건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 진료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발생하는 의대 교수들의 손해도 손보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우린 정말 가열하게 투쟁해서 불합리한 의료계의 제도를 혁파할 것"이라며 "입학 정원 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힘을 모아 혁파해야 하는 게 많다. 그게 우리의 장기적인 투쟁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회장은 투쟁 기간을 '3년'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현 정부를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의대 교수들이 교육, 연구, 진료를 겸직했지만 앞으로는 교육, 연구와 진료 계약을 각각 따로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전의교협 차원에서 의대교수 노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각 단과별 교수 노조를 만들 수 없어 전의교협이 전국 단위 의대 교수 노조를 만들었다며 노조위원장은 노재성 아주대 의대교수협의회 의장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의대 교수들이 교육과 진료 계약을 따로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였던 전성훈 변호사는 "양자 간의 합의가 있으면 되는 것"이라며 "학교 입장에선 부담스럽겠지만 불가능하지 않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