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대개협 회장 "회원 격앙...높은 참여도 예상 돼"
"고가 의료기기 임대비용만 월 수백...어떻게 참여?"
의협 찬반 설문조사서 직역 별 찬반 비율 비공개
[서울=뉴스핌] 조준경 신수용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대 정부 투쟁을 위한 의료계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개원의들의 참여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의료계의 집단행동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개원의 휴진 참여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1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상당히 많은 이들이 지금 의견을 표출한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개원의 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2024.06.09 choipix16@newspim.com |
김 회장은 "개원의사들이 굉장히 격앙돼 있다"면서 "과거 의료 파업 때 경영상의 이유로 참여하지 못한 개원의들이 많았지만 이번엔 전면 휴진에 많은 개원의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예측했다.
이어 "단체 차원에서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의사들을 돕는 것이 어렵기에 친분이 있는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들을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신경외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김모 씨는 "지난 2020년 '문재인 케어' 때는 파업을 하는 줄도 몰랐다. 이번엔 휴진 참여를 고민 중"이라며 "거리로 나가진 않을 생각이다. 휴진은 일주일을 넘어 한달 이상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경제 논리가 때문이 아니다"라며 "의사로서 프라이드(자부심)때문"이다. 이렇게 배워서 이런 대접까지 받아야 하나 싶다"고 푸념했다. 그는 "차라리 개원을 하지 않고 편의점을 차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이제 막 개원한 의사들은 파업 참여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원을 개원해 운영 중인 박모 씨는 "휴진을 생각 중"이라며, "계속 고민 중인 사안"이라고 확정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러나 "환자들이 이번주에 진료를 보고 다음주에는 방문을 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며 휴진 시 일어날 혼란에 대비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반면 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내과의원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휴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정상 진료와 건강검진 등 각종 검사도 계속 할 예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사 박모 씨도 "고가의 의료기기 임대 비용이 월 수백 만원에 달하고 직원 월급을 줘야 한다. 휴진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래프=대한의사협회] |
지난 9일 의협이 공개한 대 회원 집단 휴진 찬반 설문조사(기간: 4일~7일) 결과, 유효 투표회원 11만 1861명 중 7만 800명이 참여해 63.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투표 인원 중 교수 참여자는 9654명, 개원의는 2만 4969명, 봉직의는 2만 4028명, 전공의는 5835명, 기타(군의관 또는 공보의)는 6323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참여자 중 90.6%(6만 41399명)가 '의협을 중심으로 한 강경 투쟁'에 지지를 표명했다.
'6월 중 휴직을 포함한 단체 행동 참여'를 묻는 질문에는 73.5%(5만 2015명)이 참여하겠다고 답하며, 의협 집행부에 보낸 지지율 보다 17.1%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참여 의사를 밝힌 73.5%에 개원의 비중이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의협, 직역별 찬반율 공개 않아" 개원의 참여에 회의 시각
의료계 인사 A씨는 "4년 전인 2020년 문재인 케어 관련 파업 때 개원의 참여는 1차가 20%를 조금 넘었고, 2차 때는 10%도 안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의협 설문조사를 보면 개원의의 참여 비중이 압도적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의협이 각 직역별 찬반 비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총 유권자 중 미참여 인원이 36.7%(4만 1061명)에 달하고, 단체 휴진 등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의 반대율 26.5%(1만 8785명)을 보면, 개원의 투표 참여율(2만 4969명)과 큰 차이가 없다는 추론이다.
A씨는 "봉직의인 교수나 전공의는 이번 의대정원 증원 대란의 직접 당사자들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 입장이지만 개원의들은 자영업자이고, 문을 닫으면 본인 손해"라며 "고정비(인건비, 월세, 의료기기 임대비용)가 높은 의원들은 파업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 2000년 의약분업 당시, 1차 파업인 4월 4일 전국 개원의원 75%(1만 4100곳)와, 2차 파업 당시 전국 개원의원 95.8%(1만 8568곳)이 파업했던 것에 대해서도 사안의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의약분업은 개원의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상황이었으니 죽기 살기로 파업했던 것"이라며 "문재인 케어(2020년)에 의한 의료대란과 현재의 의료 대란은 개원의들이 딱히 손해를 보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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